송곳니의 법칙 고래동화마을 8
김희철 지음, 우지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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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얼마나 많은 송곳니에 긁히고, 찔렸을까?

 

나는 13년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고,

새롭게 이직한 곳에서 막내 자리를 지키며 일을 하고 있다.

이전 직장과는 보고 체계나 보고하는 형식들이 모두 달라서

그것에 적응하느라고 참 눈치보기 바쁘다.

 

옆 동료에게도 물어보고, 지난 보고서들을 찾아서

비슷한 형식으로 나름써보기도 하고

그렇게 결재를 받고 있는데..

 

오늘 또 보고해야 할 일이 생겨 보고를 하는 와중

도저히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 윗직급 상사에게 SOS를 쳤다.

 

오늘 상사와 나눈 대화...

 

나 : 여기가 자꾸 막히는데, 도대체 이 프로그램으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상사 : 흠... 지난번 OOO 이 올린 보고 나도 봤는데,

내가 결재권자였으면 그 보고서를 보고 상당히 짜증이 났을거야."

 

나 : 네? 어떤 이유로 그렇게 생각이 드셨어요?"

(나 여기서 정말 가슴이 콩닥 콩닥. 이미 결재까지 난 문서여서 더 그랬다 ㅠㅠ)

 

상사 : 거기 요지 쓴 부분, 그 칸을 잘 봐봐. 뭐가 보여?

거기 그 부분만 글자 폰트가 더 커보이지 않아?"

 

나 : 아... 글쎄요... 다른 곳이랑 크기는 똑같이 설정되어 있는데요..."

 

상사 : 아니, 이거 봐. 장평이 얘만 다르게 설정되어있네!"

 

... ... ...

 

나 진짜 너무 울고 싶었다.

물론 내가 잘 못한 부분은 있지만,

그게 그렇게 짜증이 났을거란 표현으로 나를 심장이 벌렁벌렁하게 했어야 하는걸까..

 

하지만 아무 말 못했다.

그냥 물어 본거에 대해서는 대답을 따로 못듣고,

이렇게 저렇게 주먹구구 식으로 나 혼자 해결하고 말았지...

 

그렇게 마음에 생채기를 안고 퇴근하는 길

가방 속에 넣어 있던 책 한권을 읽으며 내 마음을 달랬다.

 

아.. 뭔가 오늘 나도 송곳니에 찔린 기분인데,

책 제목도 참... 하하..


 

송곳니의 법칙

 



 

 

늑대를 닮은 송곳니가 뾰족했던 아빠와

꼬리를 잘 흔들던 들개 엄마와 함께 살던 윙크.

 

물론 처음부터 윙크는 아니었다. 그냥 이름 없는 개였을 뿐.

등산객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한 쪽 눈이 다쳐

반쯤 감기게 되어 개 이름은 윙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개장수에게 잡혀 엄마, 아빠와 이별하고,

송곳니를 잘 쓰던 아빠는 그만 죽임을 당하고,

꼬리를 잘 쓰던 엄마는 어딘가 새 주인을 만났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

 

아빠의 목숨건 반항으로 어렵게 개장수로부터 탈출한 윙크는

정처없이 떠돌다 어떤 서당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머물기로 작정한다.

 



 

 

송곳니의 법칙, 

그것은 송곳니를 남에게 함부로 보여주어서도 안 되고

사용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송곳니의 법칙

 

송곳니를 들키면 아빠처럼 죽임을 당할 수 있단것을 경험으로 알았던 윙크.

절대 송곳니를 쓰지 않고, 꼬리를 쓰자 다짐하지만

이 세상엔 자신의 송곳니와도 같은 수 많은 송곳니들이 버티고 있다.

 

누군가를 쉽게 상처주는 말,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동, 곤란에 빠뜨리는 행동,

누군가를 가르친다며 휘두르는 회초리 등

송곳니를 보인다는건 아주 위험한 일인데 대체 다들 왜이렇게 송곳니를 드러내고 사는지

걱정스러운 윙크.

 

그들이 아무리 송곳니를 들이 밀어도, 윙크는 절대 송곳니를 내 보이지 않겠다고 결심했기에

평화적으로 맞선다.

 

그러다 서당의 훈장님 고무신이 없어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과연 윙크는 그들이 휘두르는 송곳니에 맞서 자신의 송곳니를 보일 것인가?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송곳니를 내 보이고 있단 사실을 깨닫게 될까?

 



 

발길질이나 막말을 하거나 밥주걱을 휘두르지 않았지만

나지막한 목소리 자체가 날카로운 송곳니였다.

그의 말 한마디면 댕기 도령이나 맹 사모,

하다못해 학동들이 벌벌 떨었다.

그의 모습이나 행동 자체가 송곳니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송곳니의 법칙

 

나도 모르는 내 송곳니가 누군가를 향하고 있진 않았을까,

나도 모르게 쉽게 내 송곳니로 누군가를 상처내고 찌르진 않았을까,

 

아이들 동화였지만 생각이 많아지게 했던 이야기.

오늘 아마 나도 송곳니에 찔려서 더 그랬나보다.

 

 

떠돌이 들개 윙크가 보여 주는 송곳니의 마법!

어떤 마법같은 이야기가 있는지 아이와 함께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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