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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숨고 싶을 때, 강릉
박시연 지음 / 난설헌출판 / 2020년 1월
평점 :

꽁꽁 집에 숨어 있는 지금,
이렇게 책으로 바다의 파도 거품을 보니... 갑자기 첨벙 빠져 버리고 싶은 마음,
그렇게 바다 대신 빠져든 책.
그리하여 빠져들었들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첫 페이지는
바다를 저 멀리 두고 있는 소나무들.
그리운 그 여행의 설렘이, 마음에 더 스친다.
소중한 일상들이. 금지당해서 더 애틋해진, 여행의 감정이,
그 다음페이지로 옮기지 못하고 가만히,
첫장을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여기서 나무를 그리고 바다를 감상하듯.
'여행'이라는 두 글자가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
한 단어를 들었을 뿐인데,
머릿속에는 이미 설렘이 일렁인다.
그저 책은 꽁꽁 숨고 싶을 때라는 말만 했을 뿐인데,
나는 이미 여행을 떠 올렸고,
금지 당한 지금의 여행이 너무나 아쉽고, 그립고, 그립다.
여름이면 꼭 아이들과 강릉 바다를 들렀던 나로서는
이 책이 내 가슴을 얼마나 두근 거리게 하는지,
자꾸만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얘들, 가자. 강릉 가자!
하고 싶은 말을 정말 쥐어짜듯 삼킨다. 참아야 한다.
어쩔 수 없다.
내가 하는 일이, 그리고 아이들을 봐주시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이모가 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코로나 이 상황을 조심해야 하고,
회사에 절대 피해를 주면 안되는 나의 상황은
우리 가족에게 절대 여행을 허락하게 하지 않는다.
잠깐의 유혹에 따랐다가
어쩌다 일어날 그 댓가가 무섭기도 하고,
상상조차 안되서, 무조건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길치인 나는 지도 보는 법도 지도 따라 가는 법도 잘 모른다. ㅋ
강릉 지도가 이렇게 생겼구나~

피그놀리아....
요기 정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일세.
옥상의 소방차도 기중기를 이용한 커피 서빙도, 트렁크 개조한 좌석도
건물 전체가 센스로 무장했다는 그 곳.
정말 책 한가득 챙겨서 저 의자에 앉아서
몇날 몇일 책을 읽으면 얼마나 힐링이 될꼬...
가만히.. 상상 해 본다.
뭘까?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너무 좋다...
ㅎㅎㅎ
그냥 강릉에 대한 이곳 저곳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20대의 힘든 유학시절과 기대하고 있던 한국에서의 30대.
현실에서의 실망과 지독함.
그리고 깨달음.
나는....
누가 들으면 너무 한다 싶을 말이겠지만...
일딸에게, (곧 이딸도 들을 말이겠지. 나이가 되면)
딸아, 지금 내가 너에게 주는 이 용돈은 너의 일(네가 해야 할 공부)을
잘했다는것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네가 사회에 나가 돈을 벌게 되면 그때 일부는 갚아야 할 돈이야.
그러니 잘 생각해서 용돈을 타가렴.
엄마는 너의 공부에 대한 보상으로는 일주일 2500원을 줄 수 있어.
너는 얼마를 더 받길 원하니? 그 만큼 나중에 다시 갚아야 할 돈이라는 건 명심하고.
- 과자, 아이스크림, 뭐 간식들은 집에 항상 구비 해 놓으니
이 용돈은 정말 순수 용돈이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
일딸은... 참고로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다.
이런 말은 고학년, 5학년 부터 시작한 말이고.
(참고로 초등학교 2학년 이딸의 순수한 용돈은 일주일 500원이다.)
그렇게 세상에 공짜는 없음을 나 역시도 딸들에게 열심히 알려주고 있다.
세상엔, 정말 공짜는 없다.
어머, 강릉에 정말 안 가 본 곳이 많구나.
그러면서도 가고 싶은, 그리고 가야할 곳이 너무 많이 보이네.
책으로 이렇게 사진 만 봐도 힐링 되는 이 마음~

사진 전공을 한 작가라고 해서 그런지,
보는 사진마다 정말,
그림 같다. (참고로 유학은 현대미술을 했다고...)
사진이 그림같고, 그림이 사진같은... 그런 아이러니 ㅎㅎ
그렇지만 정말 달리 표현 할 길이..
예술이지?~

뜨거운 여름보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
그때 물회가 나는 더 생각다던데.
부부가 30년간 해 왔다는 이 곳에서 가서 물회 한 그릇 할 날을 상상하며,,,
츄릅~!

싸가지 없는 것과 호구의 그 사이쯤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그런 어려운 것
하!
나도 그러고 싶은데. ㅋㅋㅋ
어느정도의 싸가지와 어느정도의 순수함 사이 어느쯤에
내가 있기를...
그건 정말 어렵더라. ㅎㅎ
대부분 호구쯤으로 물러나 있어 지기도 하거니와
싸가지 없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면
좀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라
나 부터 자꾸 뒷걸음질 치게 되는 것 같더라... 말이지.. ㅎ

일딸이 보면 당장 가자고 할 이곳.
BTS 정류장!
우리 다시 강릉 여행이 가능 해 지면 그때 꼭 가보자. 딸들아..

강릉에서 살았던 작가.
현지인 찬스를 살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마따나
책을 읽는 내내,
와 여기 살았던 사람이 추천하는 곳이면 꼭 가봐야겠네.
여기가 진짜 여행지겠네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러면서 함께 있는 사진들로 마음이 힐링되고,
잠깐 휴식을 취한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에세이.
꽁꽁, 숨어 있는 지금,
꽁꽁 숨고 싶진 않지만,
꽁꽁 숨고 싶을 때 강릉으로 간다는 작가 덕분에
강릉으로 잠깐 여행 다녀 온 기분으로 책을 덮는다.
여행이 주는, 설렘,
너무 그립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가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 한 단어를 들었을 뿐인데, 머릿속에는 이미 설렘이 일렁인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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