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고양이의 결정적 매력은 아무래도 시크함에 있지 않을까?
가끔 보면 강아지처럼 사람을 따르는 개냥이들도 있지만
대개는 주변을 많이 경계하고,
자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에게도 무심한 듯
오로지 필요할 때만 아양을 떠는 모습이
얄미우면서도 도저히 미워할 수 없으니 말이다.
<어쩌다 고양이 집사>에서 레오와 꼬미는 전혀 다른 성격(성별도 다르지만)의 고양이다.
어느 날 어둠을 가르고, 자기들을 먹여살려줄 인간을 찾아내고
당당하게 집안의 일원으로서 자리를 차지한다.
가난한 복서가 진정한 자신의 집사가 되어 줄 수 있을 거라는 본능적 선택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간택이 아닐 수 없다.
느닷없이 날벼락 맞듯 ‘어쩌다 고양이 집사가 되어 버린’ 주인공은
마치 외계 생명체와도 다를 바 없는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들의 먹을 것부터, 생활 습관, 고양이들만의 언어를 찾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사람 맘 참 짠하게 한다.
고양이라는 특수 생명체의 이야기라는 점도 관심이 가게 되지만
낯선 존재가 자신의 삶으로 들어오고
철저하게 나였던 존재들에서 우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길지 않은 만화 안에도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존재했으며
헤어짐 뒤에 또 다른 만남이 이어졌다.
삶이란 역시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 듯.
뒤이어질 다른 만남이 더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