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미드인 CIS, 크리미널 마인드, 캐슬, 본즈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추리소설 또한 관심이 있어 퍼트리샤 콘웰의 처녀작 '법의관'을 읽어보았다.

미국 최고의 인기소설가 중 한 명인 퍼트리샤 콘웰의 처녀작은 1억부 이상 팔린 베스트 셀러라 하여 처음 읽기 시작할때부터 기대가 컸는데 처음엔 좀 지루한 감이 있기도 했지만 어느순간부터 주인공과 주변인물, 범인, 상황등에 빠져들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만큼 흡입력있고 흥미로운 문체를 지녔으며 개인적으로 기대 이상의 추리, 스릴러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리, 스릴러 소설이나 미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하지 않을만큼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과  섬세한 표현력이 대단히 돋보였던 작품이며 CIS가 도래하기 10년전, 시대를 앞서가는 캐릭터 또한 이 책을 읽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흥미요소들이다. 

이 책의 작가인 퍼트리샤 콘웰은 법의관이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설명이나 표현들이 어려울 수 있는 의학관련 부분들을 막힘 없이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역량이 그대로 느껴졌다. 실로 데뷔작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을정도로 그녀의 법의학 관련 사전 지식들은 상상이상으로 풍부했는데, 이러한 지식들은 그녀가 직접적으로 버지니아 주 법의국 컴퓨터 분석으로 5년간 600여회에 달하는 부검에 참관하고 법의학 관련 강의를 들으며 FBI 아카데미 트레이닝 코스를 직접 밟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것이다.   

과연 미국 최고의 인기소설가는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것을 느꼈다고나 할까...

이 스카페타 시리즈 01 '법의관'은 버지니아 주 법의 국장인 케이 스카페타 파리넬리와 그녀의 10살짜리 조카이자 천재소녀인 루시, 리치먼드 경찰청 반장 피트 마리노, FBI 프로파일러 벤턴 웨슬리가 주요인물로 등장한다.

사건의 전개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전형적으로 여성들만을 노린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4번째 희생자 로리피터슨이 교살(목을 졸라 죽이는)되면서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되는데 책을 읽은 내내 연쇄살인사건이나 범인 또한 누구일까...매우 궁금하고 흥미로웠지만 이 책에서 재미를 주는 요소는 살인사건의 전개나 범인을 추리해 나간다는 목적 뿐만 아니라 각각의 개성을 지니면서도 인간미 있는 캐릭터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크나큰 사실감을 부여해 주는 인간 드라마라는 점을 높이사고 싶다. 
 

어차피 책을 읽으면서 사건의 범인이 누구일까..하는 추리과정을 즐기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주인공인 스카페타의 인간적인 고뇌들. 
'나는 죽은 사람이 무서운 적은 없다. 내가 두려운 것은 살아있는 사람이다.'
'나는 피해자의 인간적인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일단 피해자가 사건 번호로 불리기 시작하고, 증거물이 이 사람 저서람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면 나도 어쩔도리가 없다. 꺼져버린 생명처럼, 개인의 프라이버 역시 무참하게 짓밟히는 것이다.'
이렇듯 법의관으로서 시신을 해부하면서 산자가 아니라 죽은 자와 교감해야만 하는 직업적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것이 '법의관'이 지닌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범인은 생각이 없지도 않고 머리가 나쁘지도 않으며 순간으로 이성을 잃어 살인을 저지를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오히려 잔인하면서도 교묘한 트릭을 이용할 줄 알고 치밀한 살인 수법을 사용한다. 갈수록 지능적으로 변모하는 범인을 시신을 해부함으로써 시체에 남은 흔적과 증거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고 수사하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 같은 추리 미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미드속에서 3초만에 지나가는 사건 현장이나 검사과정등이 소설 속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 된 세부적 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 미드와 소설 '법의관'의 차이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문검식을 하고 어떤 상황에선 시체안치소 엑스레이실에서 레이저를 세팅한다던가...하는 부분들이 드라마에서도 등장하지만 그 부분들은 아주 찰나로 보여지는데 반해 소설속 상황들은 세부적인 묘사로오히려 미드를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도 뛰어난 표현력이 상상력을 더욱 부추겨 그 자체만으로 더욱 현실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추리물을 좋아한다면 드라마에서 느낄 수 없는 섬세한 설명들과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들, 사실감있는 사건 전개, 범인을 유추해 나가는 과정들을 통해 범인이 밝혀지는 끝까지 한치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페트리샤 콘웰의 '법의관'에 한번쯤 빠져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