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을 위한 고전 강의
김재욱 지음 / 포럼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땅에서 부모로 산다는 것은....

아이를 올바로 키우고, 스스로 공부하라고 가르치는 책이 또 나왔다. 역시 부모는 힘든거야.

아직 미혼이고 부모가 안되었다는 점이 다행이려나?

그런데 나는 부모도 아닌데 이 책을 잡았다. 단지 '고전강의'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기 때문.

한문이 많이 보인다는 점은 나에게 많은 하품을 요구하지만 '아, 옛날 사람들이 이런 말도 많이 했구나'하는 점에 매우 놀랐다. 그저 옛사람이라면 교육할 때 매질하며 강제로 읽히고 외우게 하는 것이란 생각만 있었는데... 상당히 개방적이고 아이에게 창의를 키울 수 있게 하고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교육을 시켰다는 점에 옛사람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이런 옛날 글들이 있었다니... 고맙다.

저자는 매우 폭넓은 독서를 통해 상당히 많은 옛날 분들의 글을 다양하게 소개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덧붙였는데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쓰여진 글에서는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차분히 며칠 투자하며 읽을 만한 책인 것은 분명하다.(며칠을 두고 읽으며 부모도 아닌 내가 왜 이 책을 열심히 읽나하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그냥 교양도서로서도 매력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또한 독자에게도 많은 생각을 유도한다. 며칠동안 옛 선비들의 교육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는 점에 감사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녀교육'이라는 제목으로 한정했다는 것이다. '자녀교육'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나같이 자녀교육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처럼) 충분히 유익한 내용인데 말이다. '자녀교육'이란 제목을 쓴 출판사를 원망할 뿐이다. 아쉽다.

그리고 우려되는 점 한가지가 있다면... 책 내용이 좋아서 아이들의 고전 교육용으로 읽기에도 추천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논술 교재로 이 책이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고전 교육과 논술용으로 손색이 없는, 아이에게 많은 짐을 지우지 말라는 내용을 전하고 있는 '자녀교육을 위한 고전강의'... 시대가 낳은 아이러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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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제멋대로 읽기
김재욱 지음 / 포럼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맹자, 제멋대로 읽기’란 제목, 별로 끌리지 않았다. 오히려 진부하다는 느낌마저 주는 제목이다. 그동안 말빨만 앞세워 고전을 지맘대로, 엉터리로, 그저 얄팍한 상술로 풀어낸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허나, 책을 펴자 내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제멋대로 읽는 고전이 아닌 일반 교양도서로 나오는 고전처럼, 맹자의 생애가 서술되어 있다. 그것도 자세하고 친절하게. 어라? 제멋대로 읽는다면서? 흠. 어쨌든. 친절히 생애를 설명하고 까겠다는 거군. 이렇게 위대한 사상가를 까는 재미도 훨씬 더할 수 있으니.

그러나... 본격적으로 맹자 읽기에 들어가니, 내 예상은 다시 한 번 빗나갔다. 맹자 원문과 해석. 원문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맹자 이어받기’라 해서 기존의 주자, 조기 등 전통적인 해석을 설명하고 있다. 나중에 가서 ‘맹자 제멋대로 읽기’가 나온다. 제멋대로 읽는다지만 전혀 억지가 아니다. 논리적이고 타당하며, 증거자료도 제시해준다. 맹자 원문대로, 원문을 정확히 읽어내면서 저자의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한문에 문외한이고, 동양 고전을 접하지 않은 독자라도 저자의 안내를 통해 맹자라는 한 인물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한 말빨이 아니라 박학다식한 저자의 학문역량을 바탕으로 읽기 쉽게 풀어낸 문장력에 매료되기까지 한다. 재치와 유머도 곳곳에 스며있다. 동양 고전에서 이런 재미를 느낄 수 있다니.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동양 고전 교양서를 만났다. 원문 해석만 늘어놓고, ‘이것을 이해 못하는 이유는 네가 한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야’, ‘이것은 주자가 이렇게 설명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렇게 봐야해’라는 강요아닌 강요를 하는 책이 아닌, 원문 해석부터 같이 고민하고 함께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현대에서 다시 해석할 수 있고, 현대적인 의미를 지녀야 제대로 된 고전아닌가. 저자는 이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맹자, 제대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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