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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부터의 도피 -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일련의 사회현상을 심층 분석 ㅣ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5
에리히 프롬 지음, 원창화 옮김 / 홍신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왜 사람들은 자유로부터 도피하는가?'에 대한 에리히 프롬의 연구입니다.
그는 심리학자로서 '왜 사람들은 자유를 버리고 나치즘이나 파시즘에 편승하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연구를 시작, 그 결과로 위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일단 심리학적인 내용이 등장하는 서적은 처음인지라 걱정도 많았지만
무릎을 탁 치게 될 정도로 내용이 참신했고, 문장 전개도 좋아
읽다가 이전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중세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자유의 변천을 요목조목 짚어나갑니다. 프로이트의 관점과의 비교,
마르틴 루터의 실제 성격과 종교개혁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이어집니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결과 개인이 '-로 부터'의 소극적 자유를 획득하는데 성공하였지만
그 결과 사회적 관계 및 유대, 신의 몰락, 과학의 불완전성 등으로 인해 깊은 고독과 상실감에 휩싸여
두 가지 행태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성취한 자유를 유예한 채 사회적인 구속 및 속박(나치즘, 파시즘)
을 향해 도피하는 행태이며 후자는 보다 적극적인 자유, 즉 -에의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프롬은 전자는 자유를 포기하고 유예했을 뿐 진정한 심적 안정은 결코 얻을 수 없는 반면
후자는 적극적 자유 추구를 통해 사회적 유대 및 고독과 상실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특히 경제적 상황에 주목하는데요, 중세의 경우 길드와 각종 규제 하에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정 대가만 치르면 어느 정도 자유와 안정이 부여되었던 반면,
근대에는 이기주의 및 자본주의의 융성으로 인해 중산층이 많이 몰락하고, 신분상승이 좌절되어
개인의 고독 및 상실, 불안, 초조에서 비롯된 신경증적 현상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는 어느 정도 사회주의적 성격을 띤 경제체제를 그 대안으로 주장합니다.
단, 정치체제는 민주주의의 형식입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이를 본다면,
흔히 떠오르는 '복지국가'가 그것이 되겠습니다. 물론 그것이 완벽하진 않겠으나
적어도 프롬이 생각하기에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적 안정을 보장하기에는
적합한 체제라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위 책을 읽고 자유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하였습니다.
'나는 자유로운가?'
프롬이 언급하였듯이, 우리는 자유의 정의에 대해 그저 듣고 외운대로,
혹은 정치제제가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볼 때 당시에는 자유에 대한 그의 기준을 사회가 충족시키지 못하였고
지금도 그 때보다는 완화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여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렇다고 진정한 자유의 상태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자연상태'는 아니겠지요^^;
그저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에 구속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를 피력할 수 있고
근대의 고독과 상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봄직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