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베일에 싸여 있던 로맹 가리의 '가면의 생'입니다.

 

필명을 에밀 아자르로 하여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동시에 작품을 쓰면서 시상식에 작품이 지명되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내적 갈등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책은 얇지만 제게는 대단히 어려운 소설이었습니다.

아자르의 자아가 마치 실제 인물들처럼 등장하여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이와 관련된 수많은 에피소드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로맹 가리의 소설집을 읽어본 적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무턱대고 책을 집어들었다면 아무런 이해 없이 책을 읽을 뻔 했습니다^^;

 

작가가 실제 그런 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작품에 등장하는 에밀 아자르라는 인물(로맹 가리)은 흔히 정신분열증이라고 하는

질병에 걸린 상태인 듯 합니다. 수많은 자아를 실재화하여 대화를 나누고

반사회적 행동도 서슴지 않아 정신병원을 수도 없이 왔다갔다 합니다.

그러면서 집필 활동도 하는데, 작품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

자신의 실제 모습이 알려질 위기에 처하자 도피와 끊임없는 내적 갈등에 시달립니다.

그러면서 마침내 '가면의 생'이라는 작품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 줄거리입니다.

그것은...저 작품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전적 소설에 해당할 것입니다.

 

사실 인간이란 참으로 심오하고 난해한 존재가 아닐까요?

과학이 발전을 거듭함에도 완전히 밝혀낼 수 없는 것이 인간이듯이

'에밀 아자르'도 마찬가지로 제게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입니다.

 

다만 한 가지 느끼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라 저 또한 그런 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었겠지만

무언가 좋은 성과를 냈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름을 밝히기 싫었던 때가 있었고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또 이름을 밝히고 당당히 자신을 알리고 싶은 내적갈등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살면서 가끔 겪는 그런 일을 보다 심오한 한 인물상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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