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를 신은 소크라테스 1881 함께 읽는 교양 10
마티아스 루 지음, 박아르마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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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와 축구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축구화를 신은 소크라테스라니. 다소 엉뚱한 이 조합은 잘 생각해 보면 조합을 이룰 수 있다. 철학은 인생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고 소크라테스는 철학자의 대표격이다. 그리고 축구경기는 인생과 닮아있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가 축구화를 신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이책은 축구라는 재미있는 놀이에 철학을 대입하여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vs이탈리아전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특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이런식으로도 철학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니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만 그리 쉬이 읽히진 않는다. 쉬이 읽힐 사람도 있겠지만 내게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책이었다. 때론 저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같은 문장을 여러번 읽어가며 구렁이 담넘어가듯 겨우 이해(겨우 해 했다고 조금이라도 납득이 가는것)를 해가며 읽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재미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만 그렇게 느낀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알랭드 보통의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보통의 책처럼 신선하고 색다른 공감을 얻을수 있으며 조금더 골치아프다.

 





 

  전반 7분에 지단이 페널트킥을 성공시킨다. 골기퍼를 교묘하게 속이고 공 아래로 발을 밀어 넣어 툭 차 올리는 슛. 공은 골대 윗부분을 맞고 다시 골대밖으로 튀어나왔지만 라인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온것이어서 골로 인정되었다. 작가는 그 대담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순간의 골을 76년 유로컵에서 안토닌 파넨카가 기록한 축구역사에 남을 골 이야기로 넘어가며 '자유'를 이야기한다. '어떻게 이 이야기에서 자유라는 주제가 나올 수 있나?'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나온다. 저자의 다소 엉뚱하지만 잘 맞아 떨어지는 솜씨는 지단의 패널트킥과 자유를 훌륭하게 연결시킨다. 어떻게 연결시키느냐? 그걸 간략하게 설명하기는 골치도 아프고 그럴 실력도 안되니 있는 그대로 책의 설명을 베껴야 하는데 그러자면 너무 길어지므로 생략하겠다. --

 

 역시 이 경기의 화제는 단연 지단이었다. 2006년 당시 우리의 아쉬운? 16강 탈락을 뒤로하며 외면하던 월드컵. 그러나 결승전은 그래도 봐줘야지 하면서 봤던 경기는 지단때문에 즐거웠고 지단때문에 놀라웠다. 지단의 절묘한 패널트킥과 연장전에서의 그 유명한 박치기사건 때문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퇴장은 물론 징계까지 받았고 자신의 화려한 명성에 오점을 남기고 은퇴를 하게 되었다. 마테라치가 지단의 동생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다는 것이 박치기의 이유였다. 심판들중 다수는 그 장면을 보지 못했는데 저자는 이것을 정의와 법이라는 주제로 문제삼는다. 역시 엉뚱한 이야기지만 읽다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책은 축구에 관한 철학이야기로 오인될 소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축구를 철학적으로 분석하긴 했지만 단지 축구를 통한 철학이야기, 인생이야기이다. 축구경기 도중 일어나는 사건들을 콕 집어 집요한 철학적 질문으로 답을 구해나가는 과정에서 철학의 재미를 축구의 재미와 더불어 재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즐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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