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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테이블 독서
조은혜 지음 / 프로방스 / 2024년 11월
평점 :
*이 서평은 단단한맘의 서평단 모집으로 도서 협찬을 받고 남기는 주관적인 글입니다.
여느 때처럼 아이를 재우고 난 밤, 불현듯 제가 없어져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 적이 있어요. 그토록 고대하던 엄마의 길을 나름 행복하게 걷고 있다고 여겨왔는데, 출산 전과 판이하게 달라진 현재의 삶에서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나 봐요. 전 이렇게 마음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지금의 저에게 들려주고픈 내용의 책을 찾아보곤 해요.
전 삶의 특정 순간마다 글이나 음악, 영화, 미술 작품 등을 필연적으로 만나왔다고 믿는 운명론자예요. 이상하리만큼 각 시기의 제 상황에서 꼭 필요한 예술 작업을 우연히 접하게 됐죠. 조은혜 작가님의 <키친 테이블 독서> 책도 육아로 내면의 에너지가 고갈된 제게 찾아온 운명 같은 글을 담고 있었어요. 음료 한 잔과 책 세 권이 놓인 주방 식탁 사진과 함께 “‘육아의 틈새 시간’은 무조건 나를 위해 쓰자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한 나를 살리는 방법이었다”라는 문구에 빠져 허겁지겁 읽어 나간 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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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 한 명과 쌍둥이를 육아하던 중,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부엌 한 편에 놓인 식탁에서 틈틈이 독서해 온 저자. 가장 바쁘고 치열했던 시기에 독서에서 위로와 힘을 얻었던 그는 책을 어떻게 접하고 읽어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들려줍니다.
책을 읽기 좋은 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법, 좋은 책을 고르고 서점, 온•오프라인의 도서관, 대여 및 구독 서비스, 등을 이용하여 손에 넣는 방법, 도서 장르별 읽기 방법과 개인적인 팁, 독서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행해 갈 수 있는 노하우, 책태기를 극복하는 꿀팁, 서평 작성법,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글 쓰는 삶으로 나아가는 방법 등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지나온 애독가로서의 경험이 매우 진솔하게 담겨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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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내내 독서를 너무나 사랑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전해졌고 복둥이를 낳기 직전까지 책에 빠져 살았던 제 모습도 자꾸만 떠올랐어요.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도, 육아서를 읽고 제가 보기 편한 방법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이를 인님들과 함께 나누기 위함이었죠.
논문을 작성할 때 책 속에서 또 다른 읽을 책을 찾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련 도서를 섭렵했던 경험,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 나가 줄줄이 완독하게 되는 ‘수확의 독서법’을 즐겼던 때, 한 작가의 매력에 빠져 그가 쓴 여러 분야의 저서를 고루 읽어본 경험, ‘노션’ 앱을 이용해 읽고 싶은 또는 다 읽은 도서의 목록을 작성했던 것, 대학원에서 매주 서평을 쓰고 발제했던 경험에 기반하여 SNS에 서평을 기록하는 요즘의 제 모습까지... 글 속의 저자와 저의 지난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더라고요.
반면 글쓴이가 시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읽기 어려운 벽돌 책을 읽어 내려 분투하던 모습,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읽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 육아 선배로서 아이의 책과 연결되는 엄마의 책 일부를 찾아 대화의 도구로 사용하던 대목을 보고 마음의 울림을 얻기도 했어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전 식탁에서 향긋한 차를 내려두고 작가님과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긴긴밤을 보낸 기분이 들더라고요. 같은 장르의 예술, 유사한 취향을 가진 사람과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목이 쉬도록 이야기의 봇물을 터뜨리는 것처럼... 작품을 즐기는 각자만의 방법, 저마다의 느낀 점을 쏟아내는 것처럼 희열 넘치는 시간이었죠.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또는 책을 좋아하고 싶은 이라면 조은혜 작가님과 “키친 테이블 독서”를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여름 뜨거운 열기를 차분하게 식혀줄 독서의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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