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토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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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요즘 육퇴 후 자꾸 지난 복둥이 사진을 보며
추억 여행에 빠지곤 해요. 🌛✨

👶🏻복둥이가 수술실에서 저와 처음 대면한 순간,
저를 바라보고 반갑게 웃어주던 첫 미소,
아장아장 걷던 때,
처음으로 “엄마” 하고 불렀던 그 목소리,
낮잠 자다가 땀에 젖은 머리카락 냄새.

매순간 더없이 예뻐하며 정성으로 키운 것 같았는데,
사진 속 모습이 이미 가물가물하더라고요.
기억하려고 했는데.
꼭 붙잡고 싶었는데.
일상에 치이다 보니 그냥 흘러가 버렸어요. 🥲


그런 제게 딱 맞게 찾아온 그림책,
📖<피니토>를 소개합니다. 🤗


’피니토(Finito)’는 이탈리아어로
‘끝난’, ‘유한한’이라는 뜻이에요.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만 바라던 👦🏻아이가
어느 날 수수께끼 같은 아주머니로부터
〈피니토〉라는 책을 건네받아요. 📗
책 속에는 아이가 살아온 순간들이 담겨 있었죠.

🐾반려동물과 나눈 약속,
🎂가족과 함께한 생일,
🤝누군가를 도왔던 기억.
그리고 아이는 서서히 깨닫게 돼요.
이 모든 순간이 단 한 번뿐이라는 걸. ⌛️

읽으면서 자꾸 마음 속 브레이크가 걸렸죠.
나는 지금 내 순간들을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싶어서요.


책 속 아이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지만
그걸 읽는 저는 시간을 한없이 붙잡고 싶더라고요.
이 책을 읽던 제 옆에서 복둥이가
별 반응 없이 훌쩍 지나가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아이는 아직 시간의 무게를 잘 모르니까요. ⌛️

책장을 넘기던 중,
주인공 아이가 받아 읽는 책의 제목도
〈피니토〉라는 걸 알게 되자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아이와 똑같은 자리에
앉혀진 느낌이 들기도 했죠. 👦🏻👩🏻

글을 쓴 빅터 D.O. 산토스는
사람마다 정해진 삶의 시간을 산다는
동양적 세계관에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해요.
서양 작가가 동양 철학을 품고 쓴 책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간했다는 게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


그리고 이 책에서 제가 제일 감명 깊었던 건 단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이었어요.
볼로냐 라가치 상을 세 차례 수상하고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작가인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온몸으로 느꼈어요.

색연필로 켜켜이 쌓은 듯한
부드럽고 섬세한 파스텔 톤의 색채감이
책 전체에 따뜻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선명하지 않고 살짝 번진 듯한 이미지들이
꿈결 같은 기억의 질감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죠. 🖍️

거기다 종이를 직접 잘라내어 붙인 콜라주 기법으로
각 장면마다 미묘한 입체감까지 느껴지거든요.
그냥 인쇄된 그림이 아니라,
만지면 실제로 질감이 느껴질 것 같은. ✂️

그리고 책 전체에 걸쳐 ∞ 무한대 기호가
바람개비로, 포개진 두 손으로,
모래시계로, 비행운으로 계속 변주돼요.
삶은 유한하지만 서로 연결되고 순환한다는 걸
설명 없이 그림만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너무 아름다워서 멍하니 바라봤어요. 😳


책을 읽고 나니
이 삶에서 내가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뭔지 더 또렷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깐 멈추고 싶을 때,
지금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
그들과 보내는 일상의 평범한 시간을 붙들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에요. ☺️✨









🔖 Thanks to
🏷️ 창비 그림책 @changbi.pictur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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