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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가을 수확 ㅣ 팜파스 그림책 23
강혜영 지음 / 팜파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전 봄보다 가을을 애정해요. 불그스름한 번트 시에나 색채로 물든 낙엽이 진 거리의 풍경도 좋고, 베이지와 브라운 컬러가 주를 이루는 사람들의 가을 옷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죠. 사과, 배, 밤 등 이 계절에 나는 먹거리도 스산한 가을바람 특유의 냄새도 참 좋더라고요.
#할머니와가을수확 책은 가을이라는 계절의 색채, 맛, 냄새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마음까지 담아낸 아름다운 책이었죠. 울긋불긋한 가을의 색감과 잎, 꽃, 열매 등 가을 나무의 산물을 패턴 삼아 페이지 곳곳을 꾸며낸 #강혜영 작가님의 그림에 단숨에 매료되어 또 서평단에 신청하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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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 할머니 댁에 감을 따러 간 설아. 탐스럽게 열린 감을 수확하여 이웃에게도 나누러 갑니다. 과수원 집 아주머니, 밤나무 집 할아버지, 꽃집 아주머니께 감을 건네고 선물을 받아온 설아. 감을 담아 간 수레에 도리어 소담한 가을을 한가득 담아 왔습니다. 설아는 어떤 선물은 받아 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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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들, 갈색 낙엽이 수북이 쌓인 거리, 화단에 가득 핀 코스모스와 국화, 곳곳을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 샛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 빨갛게 익은 사과와 토실한 밤알, 주황빛 고운 감 등 페이지마다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책이었어요.
아직 가을이라는 계절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복둥이에게 ‘이게 바로 우리나라의 가을 풍경이야!’라며 보여주기 딱 좋은 책이었죠. 너도나도 무언가를 열심히 수확하여 이웃과 나누는 그림책 속 인물들을 보니, 괜히 저도 복둥이와 뭔가를 만들어서 이웃에 나눠보고 싶더라고요. 또 들판과 동네의 거리, 수레, 바구니 등등을 가득 메운 자연의 결실을 보니, 제 마음마저 풍요로워지는 그런 책이었어요.
이전 계절 동안 무언가를 열심히 길어내고 그 결실을 수확하는 계절인 가을. 요즘은 농업 기술이 발달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여러 과일을 접할 수 있지만,
복둥이에게 특정 과일은 봄 때로는 겨울부터 꾸준히 길러내어 가을에만 수확할 수 있는 것임을, 시간과 노력이 응축된 귀한 산물이기에 수확의 기쁨이 크다는 것을, 그 기쁨을 이웃과의 나눔을 통해 배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 주었죠. 물론 먹깨비 복둥이는 그림책과 함께 제가 준비한 밤에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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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 활동으로 수확한 감의 껍질을 벗겨, 지붕 밑에 대롱대롱 매달아 둔 그림책의 한 장면을 복둥이의 놀이방에서 재현해 봤어요. 하얀 명주실에 엄마가 준비한 종이 감을 하나하나 달아보던 복둥. 그림책과 종이 감이 달린 창을 번갈아 바라보며 기뻐하는 모습이 참 예뻤네요.
장염 이슈로 복둥이와 밤만 함께 쪄서 먹어보고, 산책을 나가 낙엽을 줍고 가을 공기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오늘을 마무리했답니동. 복둥이가 장염만 걸리지 않았다면, 밤과 더불어 사과와 배도 함께 먹어보며 가을을 만끽하고 싶었는데, 모형으로 체험을 대체한 점이 좀 아쉬웠죠.
아직 가을이라는 계절을 온전히 느껴보지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할머니의가을수확 그림책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더불어 제철 과일도 먹어보고 산책길에 생생한 가을을 느껴보시길 추천드려요.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도 올해의 가을이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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