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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은 없다 - 현대의학의 한계를 넘어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만성질환 정복법
제프리 블랜드 지음, 이재석 옮김, 박춘묵 감수 / 정말중요한 / 2024년 2월
평점 :
질병은 없다
제프리 블랜드
2024. 2. 28
정말중요한
지금까지 의학은 질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질병의 이름을 안다고 해서 고통의 진짜 원인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 의료는 환자의 공통된 신호를 한 데 묶어 같은 질병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사람마다 원인이 다를 수 있는 질병에 같은 약을 처방하는 셈이다. 기능의학의 창시자이자 <질병은 없다>의 저자인 제프리 블랜드는 질병의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을 다스리는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기능의학'이다.
내가 기능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인 '하시모토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서다.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더니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신지로이드를 처방해 주었다. 4개월에 한 번씩 피검사를 통해 수치를 측정하는 것과 약을 처방하는 것 외에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가진 질병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서 책과 유튜브 등으로 공부를 했고, 기능의학이란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진단과 처방으로 끝나지만 기능의학에서 보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다르다. 나는 갑상선기능저하증과 함께 우울증을 겪었는데, 이 원인이 장 누수가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면역계가 갑상선을 상대로 항체를 만들도록 자극하는 글루텐에 의한 장누수가 원인이라면 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질병의 이름을 아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유전적 요인이나 식단, 환경, 생활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능의학이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질병은 만성질환으로 2명 중 1명이 만성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전체 의료비용의 80%를 차지한다. 새로운 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만성질환의 발병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 저자는 이제 질병의 결과와 처방만이 아닌 이해와 치유의 관점에서 '기능의학'을 제시한다. 기능의학은 개인의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춰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한다.
제프리 블랜드 박사의 <질병은 없다>는 기능의학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3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기능의학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기능의학의 핵심 원리인 세븐 코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세븐 코어는 우리 신체에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과정을 7개로 정리한 것인데, 이 기관들에서 불균형이 일어나면 질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우리의 주변 환경과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등 정신적 문제들이다.
이 책의 구성은 먼저 건강 자가 진단 질문지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평가한 후 2부에서 내 몸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고, 3부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스스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식단계획 등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맞춤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우리는 예전보다 오래 산다는 사실을 안다. 이건 분명히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 살게 된 삶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건 나쁜 소식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크게 아픈 것도 아니지만 그다지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 실제로 관절염, 천식, 고혈압, 위산 역류, 통풍, 만성피로 증후군, 당뇨병과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만성질환의 문제점은 동시에 여러 가지 증상을 겪게 되고 그에 따른 지출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1가지 만성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은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3배의 건강관리 비용을 지출하고, 5가지 이상의 만성질환 환자는 17배의 의료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비용 이외에도 고통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 책은 정희원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과 연결성이 있는데, 특히 처방전에 관한 부분이었다. 노화가 심해질수록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되는데, 이럴 때 처방되는 약들이 서로 충돌을 일으켜 건강을 더 악화시킨다. 이것이 바로 질병만을 보는 현대 의료의 문제점이다. <질병은 없다>의 저자 제프리 블랜드 박사 또한 많은 종류의 약물을 투여하는 건 오히려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2021년 미국의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의 어머니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유방암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유방 절제술을 했다. 하지만 제프리 블랜드 박사는 굳이 유방 절제술을 하지 않아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식단과 운동 생활습관 등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그는 주변 환경을 바꾸면 그에 대응하는 유전자가 발현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고 건강도 바뀐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질병'에 대한 개념을 먼저 바꾸기로 했다. 우리는 병에 '걸린다'고 말하는데 질병은 어떤 특정한 병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생활 습관들로 인해 신체 조직의 기능이 변질되고 유전자의 발현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들은 천천히 일어나며 일정 기간 지속되면 손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2024년을 시작하면서 생활 습관을 바꾸기 위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책이 나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 실제로 간헐적 단식과 걷기 운동이 혈압을 정상으로 만들었고, 몸에 활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질병은 없다>는 읽기가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만성 질환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건강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내 몸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행이다. 좀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기 위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