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삶과 작가 생활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전쟁을 겪고, 매국노로 매도당하면서 생활고를 겪기도 했으며, 막내아들이 중병에 걸리고, 아내는 병이 악화되어 헤세 자신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헤르만 헤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거나 권력에 아부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인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헤세를 그토록 강하게 만든 것은 인도 바라문교 사상의 근본 성전인 베다와 부처, 예수, 괴테, 쇼펜하우어, 그리고 니체를 통해 양성한 그 나름의 사상과 확신이었다고 말한다.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헤르만 헤세의 사상을 이렇게 정리한다. "사람은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운명이란 자신의 성격과 재능,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귀중한 일이며, 이 세상에서 생명을 얻는 의미는 거기에 있다."
<헤르만 헤세의 인생의 말>은 죽음의 문턱에 이르기까지 헤르만 헤세가 가졌던 고민과 깨달음, 삶을 살아내면서 느낀 사유와 수많은 난관에 물러서지 않고 싸우며 얻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쌓아 올린 문장들이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된 196개의 문장은 현대를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 그리고 나침반이 되어준다.
이 책은 같은 단어가 서로 상충되게 해석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자기만 생각하면 고독해진다고 했다가 자발적 고독을 강조하기도 한다. 슬픔은 집착에서 생겨난다고 하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슬픔은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한다. 나는 이것이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삶의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책 <싯다르타>라는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는 선과 악,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이어져 있다는 불교적 사상과 주인공인 고타마가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감으로써 완성에 이르는 것이 짧은 문장들을 통해 드러난다.
이 책의 문장 하나하나는 <데미안>에 나오는 새가 알을 깨는 것과 같이,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존의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 즉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헤르만 헤세 인생의 말>을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 자신만의 인생 문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너는 불안하니?
불안하다면, 그건 지금의 자신을 진짜 자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증거야. 언제나 진짜 자신으로 있으면 불안 따윈 싹트지도 않겠지. 그러니 진짜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일치하도록 살아가면 돼.
<데미안> 중에서
대체 어디를 걷고 있는가.
그건 다른 사람의 길이 아닌가.
그러니까 어쩐지 걷기 힘들겠지.
너는 너의 길을 걸어라.
그러면 멀리까지 갈 수 있다.
<데미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