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꾸러기 사내아이 엄마들은
나처럼 고개 숙인 죄인으로 살지 않았다.
나만 그렇게 살았다.
내 스스로가 내 아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에 너무 매몰돼
필요 이상으로 남을 의식하며 고개를 숙인 채 살았다.

장애인은 삶의 한순간에 짧게 스쳐 간
불쌍한 ‘타인’이 아니다.
언제고 내가 당할 수 있고
내 가족이 당할 수 있는 일을 먼저 겪고 있는
‘이웃’일 뿐이다.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장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아들은 병에 걸린 게 아니다.
신체가 아픈 것도, 정신이 아픈 것도 아니다.
그저 생각 회로가 남들과 같은 속도로 돌아가지 않을 뿐이다.
아픈 사람이 아니라 느리게 커 나가는,
마음이 어린 사람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