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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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흘러가는 강은 어떤 사진이나 그림에도 담아 가둘 수 없고,
강줄기를 따라 우거진 수풀 또한 그렇지요.
그게 사람들이 강으로 오는 이유 같습니다.

반드시 떼로 몰려다니며
유명한 휴양지를 미션 수행하듯이 들러서
사냥하듯 사진을 찍고
그 시간과 공간을 프레임 안에 박제하는 것만이
여행인 건 아니니까요.

보통 사람은 말이지요,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남이 갖고 있으면
그걸 꼭 빼앗고 싶을 만큼 부럽거나
절실하지 않아도 공연히 질투를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게 자신에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리어 좋아하기도 하는 모순을 보여요.

"그래도 살아줬으면 좋겠으니까."
살아줬으면 좋겠다니!
곤은 지금껏 자신이 들어본 말 중에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예쁘다’가
지금 이 말에 비하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폭포처럼 와락 깨달았다.
언제나 강하가
자신을 물고기 아닌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랐지만
지금의 말은 그것을 넘어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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