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흘러가는 강은 어떤 사진이나 그림에도 담아 가둘 수 없고, 강줄기를 따라 우거진 수풀 또한 그렇지요. 그게 사람들이 강으로 오는 이유 같습니다.
반드시 떼로 몰려다니며 유명한 휴양지를 미션 수행하듯이 들러서 사냥하듯 사진을 찍고 그 시간과 공간을 프레임 안에 박제하는 것만이 여행인 건 아니니까요.
보통 사람은 말이지요,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남이 갖고 있으면 그걸 꼭 빼앗고 싶을 만큼 부럽거나 절실하지 않아도 공연히 질투를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게 자신에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리어 좋아하기도 하는 모순을 보여요.
"그래도 살아줬으면 좋겠으니까." 살아줬으면 좋겠다니! 곤은 지금껏 자신이 들어본 말 중에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예쁘다’가 지금 이 말에 비하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폭포처럼 와락 깨달았다. 언제나 강하가 자신을 물고기 아닌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랐지만 지금의 말은 그것을 넘어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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