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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조각 ㅣ 모든요일그림책 4
박찬미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7월
평점 :
장마가 끝난 지금은 너무 쨍한 여름이다.
이런 쨍함을 뒤로하고 나를 드넓게 펼쳐진 바다로 이끈다.
파랑을 머금은 푸른 바다가 바다의 마음인 양 누구든, 언제든 와도 좋다는 듯 펼쳐져 있다.
여름을 즐기듯 찾은 사람들, 저마다 여름을 즐기고 있지만
이런 것들을 다 안아주고도 남는 것이 바다의 마음일까.
아직 여름을 즐기러 떠나지 못한 나를 위로하듯 책은
바다내음을 담은 파란 조각을 펼쳐보게 한다.
앞면 지
일렁이는 파도가 내 책상 앞에 와 나를 설레게 한다.
스르륵 스르륵 철썩! 어, 어, 하다가 멈칫 거리지만
책 너머로 전해지는 바다의 소리와 향기가 나를 그곳으로 데려간다.
여름이 오면
바다 냄새가 난다.
소라가 파도에 떠밀려 왔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양동이에 담았다.
책을 보다가 바다로 간다. 이 뜨거운 날 바다에 가고 싶다는 이유는
더워서도 있겠지만 바다에서 얻은 소중한 추억이 없었으면 떠올릴 수 있었을까.
책을 넘어 전해진 파란 향기가 뜨거운 모래사장 위 스르륵 밀려오는 바다를 마주하고 선다.
떠내려 온 고동을 집어 들어 귀에 대고는 바다의 소리를 더 또렷이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던 그 순간 속으로.
스르륵 스륵 처얼썩! 파란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 너머에 누가 살고 있을까 하는 흔한 물음에서부터
아직 가보지 않은 바다 깊은 곳
소중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에 찬 상상
밀려오는 파도가 뜨거워진 내 몸을 시원하게 간지럽힌다.
아이들의 까르르 웃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풍덩하고 그 푸른 물결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진다.
방학을 한 아이들과 휴가지 선정을 했다. 단연 1위는 바다다.
바다 가까이 사는 이모 덕에 일 년에 몇 번씩 가는 곳이지만
아이들이나 어른인 나에게 바다는 최고의 놀이터이자 힐링의 장소이다.
바다를 향해 달려가던 그 기분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얼마나 가야 저쪽 바다 끝에 닿을 수 있을지,
얼마나 기다려야 좋아하는 고래를 볼 수 있을지
우리가 경험해 보지 않은 깊은 바닷속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만지고 느끼며 놀고 웃고 즐기기 바빴던 그 바다가
이렇게 책으로 다시 손짓하는 것 같다.
다시 가고 싶은 곳, 그리운 곳, 파란 조각이 넘실대는 그곳
이 책을 덮을 때가 되면 내 속의 파란 조각을 연신 꺼내보기 바쁘다.
어딘가 놓아두고 잊고 있었던 그 바다가 나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다.
해마다 여름이면 바다내음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내 속에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작가님은 노련하다. 잘 그려서라기보다 그저 보여주므로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파란 조각 하나 끄집어내게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여름뿐 아니라 네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를 떠올려보렴 하고 말을 건네는 『파란 조각』
잔잔하지만 저마다의 파란 조각을 풀어놓느라 소리 없는 바쁨을 즐기게 한다.
뜨거움을 피해 시원하고도 고요한 무언가가 필요한 당신이라면 반드시 반하게 될 책.
나의 사심을 듬뿍 담아 누구든 이 책으로 바다를 맘껏 즐기기를 추천한다.
오늘은 바다 대신 이 책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