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책가방 속 그림책
다니엘 페르 지음, 엘레나 로톤도 그림, 서희준 옮김 / 계수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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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은 아이들이 일어나서 활동하기 보다 이른 시간이라 궁금증을 자아낸다.

표지 속 창 안에 존재하는 아이의 눈빛에는 설렘보다는 어떤 의지를 담고 있는 눈빛이라

이 어스름을 깨고 일어난 이유가 알고 싶어졌다.

 

어른들에게 익숙한 시간일지 모를 새벽이 아이들에게는 어쩌다 맞는 시간인지 모른다.

'나는 이 시간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아.'라는 말에 '왜 일어났을까?'를 묻자 아이는

" 여행가나 봐요. 우리도 예전에 기차타고 할머니집에 갈 때는 그랬잖아요.

아님 해 보러요" 라는 말을 한다. 아이들은 늘 경험에 비례한 답을 한다. 정말 그럴까?

 

배낭을 메고 문 밖으로 나서는 아이의 모습에서 두려움과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며

새벽을 깨운 그 특별한 이유와 두려움과 의지가 보이는 모습에 응원을 하고 싶어진다.

 

아빠랑 함께 걷는 길. 새벽을 통과하는 발걸음과 고요함이 그림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소리가 지원되듯 생명력이 묻어나는 흐르는 물소리, 바스락 거리는 동물들의 움직임소리,

바쁘게 움직이며 낯선 이의 등장을 쫓아가는 숲의 주인들의 숨죽인 소리가 괜히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손전등 하나에 밝아지는 길, 낮과 다른 숲의 모습, 마치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모습은

잠을 깨고 낯선 새벽길에서 느낌이다. 아직 새벽길을 모험처럼 즐기지 못한 아이는

이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숨죽여 새벽길에 동행한다. 아무 말 없이, 그저 묵묵히.


 

손전등도 끄고 오로지 아빠 뒤를 쫓아가는 아이, 궁금증이 많을 텐데, 아무런 물음도 없이

그저 걸음에 집중하는 아이를 보며 아마 조잘조잘 떠들었음 새벽길의 특별함을 못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간략한 문장에 무뚝뚝함마저 느껴지게 하는 아빠의 모습에서 " 무서워요, 심심해요, 나빠요." 라는 말을 아이는 하면서 책 속 주인공의 묵묵한 걸음에 그저 참고 끝까지 새벽길을 따라 나섰다.무언가 의지를 다지기 위해 연초 산행을 떠났던 나의 경험처럼 아빠도 아이에게 설명보다는 두려움에 도전하는 법, 어둠을 딛고 나서는 법을 직접 경험하게 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읽으면서 느낀 것은 친절하게 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 직접 느끼는 새벽길, 그 속에서 인내하고 집중하면서 완주한 끝에 얻는 만족감을 독자들 스스로가 느끼도록 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는 언제인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 새벽길을 떠올리며 다음에는 짜증 안내고 잘 일어날 수 있다며 다시금 새벽길을 떠나자고 한다. 책 속 주인공처럼 잘 할 수 있다며 말이다.

 

어둠을 헤치고 나에게, 그리고 현재에 집중하며 걷는 연습은 우리 일상에서 언제든 필요하다.

새벽길에 비유된 이 길. 우리 삶에도 있지 않을까.

아이에게는 어둠을 뚫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한 특별한 새벽길

어둠 속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자신에 대한 몰입과 도전을 느끼게 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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