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일 김용택 시 그림책
김용택 지음, 연수 그림 / 바우솔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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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는 것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그 속에 내포된 의미들을 곱씹으며 하나하나 음미함을 즐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시그림책 역시 그렇다.

 

시가 그림을 입었을 때는 다가가는 마음이 훨씬 가까워지고 내면화하기 쉬워진다.

 

+ 그림책이 가지는 매력의 조합이란 예상외로 늘 내겐 커다란 것을 던져 준다.

 

시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그림책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가을이 들어서는 지금 김용택 시인의 『 지구의 일을 만났다.

 

그림으로도 시를 연상하게 하는 연수작가의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대상이 가지는 아름다운 디테일이 갖는 오묘함까지 담고 있었다.

 

시그림책에 한 번 더 반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제목을 마주하며 지구의 일이란 게 뭘까에 생각이 잠긴다.

 

그저 '지구' 라고 생각하던 시절, 지구보다 그 안에 살아가는 내가 중요했다.

 

요즘 여러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구에 대해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그리고 지구와 내가 분리된 일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이 책은 기술의 시대에 뭐든지 가능하게 실현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인 지구의 일을 통해

 

지구가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한지를 스스로 깨닫게 한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시간이 흐른다.

 

자연의 섭리, 지구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그 일을 해낸다.

 

우리는 경이로움을 느끼던 그 때를 잊고 다시금 무덤덤해지고 있다. 마치 남의 일인만냥.

 

이 책을 들여다 보다가 행간 사이 담았던 많은 일들이 자세한 그림과 함께 떠올리며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고 잘 익은 열매가 떨어져 또 다시 자라나듯

 

그 밑바탕엔 누구보다 든든한 지구가 있었다는 것을.

 

그러니 너희는 지구를 잊지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신기한 일이니?

 


 

 

 

다시금 돌아 본다. 내 주위 계절의 색을 입은 자연은 인간의 인위적인 산물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섭리로 지구 위에서 


해와 바람과 물과 세상의 도움으로 이루어진것들, 소중한 것들.

 

자세히 들여다보고 생각해보니 소중하지 않은 것, 신기하지 않은 것, 기쁘지 않은 것 없다.

 

이 대단한 지구의 일에 우린 너무나 많이 제동을 걸고 있으니


 반성과 함께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작가는 혹시라도 잊고 있지는 않은지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섭리를 담으며 대단한 지구,

 

경이로운 지구의 일이 무엇인지 보여주면서 지구를 한폭에 담아 아름답게 보여준다.

 

조선시대 어좌를 지키던 일월오봉도처럼, 언제나 우리들이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지구가 바탕이 되어 보호하고 지켜준다는듯이.

 

정작 우리가 이 지구를 보호해야 하는 건데......,

 

잊고 있었다.

 

그러다 이 문장이 훅 들어 온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람이 지구의 일을

 

방해하면 안 돼.

 


 

지구의 일, 너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자, 우리의 일.

 

지구를 위한다는 것은 지구가 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나는 오늘 지구의 일을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나간다.

 

일회용 컵보다는 텀블러를, 그리고 착한소비를,

 

무엇보다 지구가 한 자연을 소중하고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감사하는 것,

 

지구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짧지만 강하면서 소중한 시그림책


지구를 사랑한다면 이 그림책을 


지구의 일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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