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인생그림책 12
박희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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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그림책 012

 물 속 에 서

 

 물속에서(박희진 글 그림 |길벗어린이)

 

길벗어린이의 인생그림책 열두 번째 책은 박희진 작가의 <물속에서> 입니다.

뒤늦게 그림책에 빠져 미술공부를 했다고 하지만 그림에는 작가의 진심이 담겨있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 청량함과 자유로움을 더해 줄 시원한 물 속, 섬세하면서 가여린 펜과

물기 가득 머금은 수채화가 표지에서 인상적이라 설레게 만드네요.

일상 속 작은 도전을 응원하는 그림책.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손녀가 할머니에게 왔습니다.

어떤 볼 일로 왔을까요?

 

 

"할머니! 수영장 가요!"

"싫다!"

 

 

" 할머니 빨리요!"

"싫다!"

 

 

 

낯설지 않은 할머니 모습에 남 얘기같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니같습니다.

막내녀석이 종일 졸라도 귀찮아하시며 " 에고, 무릎이 아프니 싫다!"를 연발하시는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그래도 한 때는 근처 수영장에 열심히 다녀셨는데 코로나로 인해 요즘은 집콕만 하시는 어머니 모습이 겹쳐보입니다. 이해는 못하는 것이 아닌데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책 속 할머니는 온몸이 쿡쿡 쑤시는데 손녀를 따라 용케 수영장까지 오셨습니다.

물속에 같이 들어가자는 말에도 '싫다!'라는 말을 하시는 걸 이해하면서도

'물속에 발이라도 담가보시지' 하는 서운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저와는 달리 책속 손녀는 '싫다'는 할머니를 두고 수영하러 갑니다.

혼자 남아 수영장을 보던 할머니 과연 청량한 물빛의 유혹에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지 궁금하네요. 경험으론 어머니도 싫다고 하시면서 차가운 냉탕에 발을 담그는 순간,

물고기 저리가로 헤엄치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내심 책속 할머니의 도전을 응원하며 책장을 넘깁니다.

 

이 책은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세상을 살만큼 살았다고 하는 할머니가 무엇이 두려울까 생각해보지만

나이들어 몸이 아픈 것 앞에 선뜻 용기내어 해보겠다는 마음을 않습니다.

'나 들어 몸 아프면 만구 하기 싫다'하시던 어머님 말씀이 이 할머니와 겹쳐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스로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할머니는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 조용히 바라보다

물 속에 발을 담그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작은 용기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한바탕 시원하게 물속에서 자유를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싱기런 기운이 전해져 옵니다.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일상에서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를

머뭇거렸던 제게 이 책은 일상의 작은 도전을 통해 기꺼이 즐기라고 합니다.

머뭇거리게 하는 여러 이유는 단지 핑계일지 모른다면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면

다른 느낌이 들거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읽다보니 사노요코의 <하지만하지만 할머니>도 생각이 났지만,

우선 우리 어머니 같은 현실 속 이야기인< 물속에서>가 맘에 듭니다.

이 책은 조만간 내려가면 꼭 어머니랑 함께 읽고 싶어졌습니다.

 

경험이 많든 적든,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누구나 도전은 용기를 내어야 하는 일입니다.

수영장에서 물 속에 발을 담그는 것부터 시작하는 일상의 작은 도전은

삶의 또 다른 활력을 가져다주는 변화의 힘이겠지요.

여러 이유로 머뭇거리고 회피했던 저의 일상에 청량한 자유로움을 가져다 준 <물속에서>

지금 용기를 내어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작은 것부터 말이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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