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김용택 지음,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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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선생님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은 제게도 아이에게도

낯선 이야기지만 다시 생각하며 읽으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하고 추억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글로 담겨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독자들에겐 큰 행운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글에 사실적이고 감동적인 그림의 주리작가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죠^^

 

학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 이름이 교문 앞 게시판에 붙은 지 3일째다.

 

 

햇살이 뜨겁다.(중략)

멀고 먼 저 자갈길을 혼자 걸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걷자.

 

강 건너에 있는 우리 밭이 보였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리를 베고 있다. 반갑기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아이랑 읽다 처음부터 질문이 쏟아집니다.

육성회비는 뭐고 왜 교문에 붙어 놓았냐며 요즘과 다른 학교 현실이 이상하기만 합니다.

하긴 요즘은 고등학교까지 국가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현실이니까요.

육성회비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멉니다. 버스가 아니라 걸어서 먼 길을 가야한다는

것에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다가 이 책의 주인공이랑 같이 걸어봅니다.

비포장도로의 자갈길의 먼지와 자연을 안은 계절을 느끼며

먼 길을 걸어가는 주인공의 마음이 어떠할지 생각해봅니다.

 

 

아마 넉넉지 않은 가정 살림이었겠지요.

먼 길을 돌아 부모님께 육성회비를 이야기하러 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멀고 험하고 뜨겁고...

 

 

주리 작가의 그림의 힘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 이 책을 읽는 우리는

그 시절을 이해 못하겠지만 그림은 아주 친절하거든요. 마치 그 시절,

그 풍경 속에 서게 해요.

뜨거운 뙤약볕, 계절을 입은 거대한 자연의 모습 앞에서 농부들은 멈추지 않고 제 할 일을

해내고 있죠. 마치 우리들의 부모님들도 자식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이 자연과 같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거대하고 뜨겁고 언제나 변함없이.

 

이 책의 긴 글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그림을 읽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의 아이들에게 동떨어진 이야기는 작가님의 경험이 바탕이 된 만큼 '할머니 할아버지 때는 말이야~'하고 추억 여행을 떠나듯 할머니 할아버지의 시절을 공감하고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요.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꺽꺽하고 울었던 아이의 복합적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처럼 오래도록 가슴을 먹먹하게 해서 아이도 '울컥해요'라고 말하는 걸 보면 이 책의 느낌을 공감하고 있는 거겠지요.

 

 

요즘 자주 찾아뵙지 못해 그립기만 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책으로 더욱 깊어집니다.

그 시절 추억여행을 통해 힘겨운 삶을 살아내며 묵묵히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그 사랑에 찬사를 보내며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해 준 <자갈길>이었습니다.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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