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원하는 아이-내 목소리를 낸다는 것

모두가 원하는 아이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0
위해준 지음, 하루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모두가 원하는 아이』(위해준 글 / 하루치 그림)는제 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을 수상한 책으로 시대상을 반영하고 십대뿐 아니라 우리의 욕망을 건드린다. 형광을 입은 색들, 강렬한 고통을 견디면서도 이 아이가 되고자 하는 것이 모두가 원하는 아이가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런 고통쯤 참을 수 있을만한 것일까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형광을 입은 색들이 가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눈에 띄고 인정 받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것일텐데 무엇이 이런 생각을 하게 한 거지라며 책을 펼치기도 전에 표지에서 오는 강렬함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위해준 글/ 하루치 그림)

설렘 가득 담은 만화같은 그림체, 무엇보다 아이들의 욕망과 취향, 시대를 반영한 SF적인 흥미로운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책이라는 걸 잊고도 원하는 모습으로 성형은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매번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기 위해 성형중독에 걸린 사람들의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제가 되는 정신성형은 어쩌면 정말 가능할지 모른다. 현실 속 곳곳에서 만나는 전신 성형 광고를 떠올리면 조만간 정신 성형 광고로 바뀔 날이 먼 이야기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어제의 약한 나는 잊어,

완벽한 내가 될 거야.

모두가 원해. 달라진 나.

모두가 원해, 달라진 나.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 B5 발표 날, 성형에 진심이 치치도, 책 속 주인공 33번인 나도 이 연구소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구경삼아 몰래 들린 방에서 메리 재인과 마주치고 그 실체를 조금씩 알게 되는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고모의 부탁으로 광고 영상을 찍은 연예인 메리 제인, 성형버튼이 간절히 필요한 친구 치치,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기 위해 연구소를 찾은 나(33번), 저마다의 이유로 연구소를 찾았지만 맘먹은 대로 쉽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내가 되면 행복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정신성형 버튼을 얻기 위한 과정, 그 실체를 들여다 보면서 내가 원하는 모습은 나보다는 남들의 시선에 맞춰져있지는 않은지, 원하는 모습이 진짜 나인지, 완벽하지 않지만 '나'라고 불리는 모습의 내가 진짜 나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묻게 한다. 책 속의 인물들에게 애정이 느껴지는 것은 나의 모습이 보여서인지 모른다.

"나도 알아. 핑크 버튼을 장착한다고 내가 메리 재인처럼 되는 게 아니라는 거.

넌 남들 신경 안 쓰니까 모를거야. 친구도 필요없겠지.

근데 난 아냐. 애들이 날 좀 좋아해 주면 좋겠어.

근데…… 아무도 나 같은 거 안 좋아해.

내 꿈이 뭔 줄 알아?"

"난…… 나만 아니면 돼."

누구보다 정신성형버튼을 원했던 치치의 울먹이던 목소리, 강제 정신성형을 받아야 하는 위기에 놓인 33번이 처한 위기의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진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용기를 내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이책이 모두가 원하는 아이가 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 내 목소리를 내는 나 자신으로 살기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현실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 단지 흥미롭고 재미있어가 아니라 왜 우리는 관계 속에서 모두가 원하는 아이가 되고 싶어하는지, 내가 원하는 아이가 될 수는 없는지를 생각하게 한 『모두가 원하는 아이』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부모인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가며 나보다 아이 본연의 모습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물음을 던지게 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