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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너에게
유모토 가즈미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1년 3월
평점 :
일상에서 시작한다는 것 처음도 아닌데 '시작'이라는 단어는 늘 설렘과 불안, 두려움 등 여러 감정을 가지게 해요. 아마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작이 가져다 줄 알 수 없는 그 끝의 궁금증이 만들어 내는 것들이겠지요. 새학기, 새친구, 낯선 환경에 적응할 게 많은 요즘 이를 알기라도 하듯 나직히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다시 시작하는 너에게]를 만납니다.

다시 시작하는 너에게 (유모토 가즈미 글 / 하타 고시로그림
사실 이 책의 제목이 새롭게 시작하는 요즘의 시기와 딱 맞아 끌렸지요. 막상 책을 만나고 보니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대한 궁금증이 아이에게 건네는 저의 마음 같았어요. 그림도 너무 맘에 들었고요. 그러다가 낯설게 느껴진 작가진이 궁금했어요. 글작가 유오토 가즈미는 음대를 졸업한 드라마작가이자 아동문학가라고 하네요. 그림작가 하타 코시로는 『비 오니까 참 좋다』, 『마법의 여름』, 『흔들흔들 다리에서』 등 여러 그림책에 그림을 그린 작가였어요. 이전 그림과 다른 느낌에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너는 어떤 노래를 좋아할까.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네 손이 닿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책은 뭘까.
...
생각지도 못한 슬픔
생각지도 못한 기쁨
삶이란 생각지 못한 일들로 가득 찬 숲
스 숲 깊은 곳으로 너는 걸어가겠지.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라고 가정하며 시작되는 문구, 나무를 오르고 소리 높여 목소리를 내는 모습에서 ‘시작’이라는 것 어쩌면 이런 느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나무를 오른다는 것처럼 쉽지 않을 테고 매번 느낌이 다르겠지만, 그 속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듯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행동의 주체자가 아닌 저는 궁금해하며 지켜보고 응원을 건네는 것, 이런 것들이 ‘시작’이라는 단어에 포함되어있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된 아이의 미래, 일상에서 수도 없이 해봤을 상상과 공감되는 물음이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어 다가와요. 한없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던 순간을 지나 아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노래 부르고 책을 읽으며 때론 부딪히고 성장하던 아이. 늘 다시금 시작하는 순간에 서는 아이에게 불안보다는 ‘너는 여전히 너답게 씩씩하게 잘 해내길‘ 하고 응원하게 되고.

책 속의 글이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면 그림은 현재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글 속에 담기지 않은 그림을 읽는 즐거움도 좋아요. 나무, 폐허가 된 건물, 의자, 무지개, 숲 그리고 색채. 무엇보다 시작의 설렘과 생기는 담은 노랑과 연두빛 초록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림으로 읽어도 아름다운 이야기. 그 속에 자꾸만 머무르게 해요. 오늘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것. 이 책이 우리에게 시작을 응원하는 메세지 아닐까요.
그래도 아침을 깨우는 새들은
노래하겠지.
수억 밤을 지나
단 한 번뿐인 오늘이 시작되는
그 신비로움을.
알 수 없는 '언젠가'를 떠올리는 것은 여전히 궁금하고 설레고 두렵겠지요.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 시작이든 아이를 지켜봐주고 응원하고 있다는 마음. 그 마음이 삶의 아픔의 순간이든 쉼의 순간이든 힘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아이와 제가 좋아하는 장면을 올리며 이 책을 접하는 누구에게든 작은 쉼이 되고 위로가 되어 함께 숲을 거닐 수 있기를 하고 바라게 돼요. 지금 나를 위로해 준 것처럼 이 책이 당신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언젠가를 위해 다시 시작하는 당신을 응원한다고 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