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시대 그림책은 내 친구 60
페터 엘리오트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김영미 옮김 / 논장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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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봤을 때 제목을 보지 않아도 제목이 연상되었던 것은 어릴 적 보았던 영화때문일거라 생각했어요. 자세히 그려졌다고 하긴 키티 크라우더의 특색이 확 묻어나 있었죠. 카우보이로 보이는 사람, 능청스럽게 웃고 있는 개의 모습에서 허무주의 웃음 같은 게 연상되기도 했죠.(책의 첫 느낌이었죠) 이 책은 솔직히 한 번 읽고는 이해가 잘 되지않았죠. 그냥 가볍게 읽히지 않는. 생각해봐야 하는 그림책 중에 한 권 아닐까 싶어요.

 

 

키티 크라우더는 <메두사 엄마><아니의 호수>등으로 이미 많은 독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한 작가이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그림 속에 작가님의 철학이 담겨있죠. 단순하게 그려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미를 담고 있어 정감이 가는 그림이에요.

 


<서부시대>는 단어에서 느끼듯 더 넒은 미대륙의 개척시대를 떠올리게 했죠. "사냥하러 갑시다!"라며 개 요나스와 사냥하러 가서 커다란 코뿔소를 잡았는가 했는데 정작 집 앞에서는 작은 토끼를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의 자리에 알지도 못하는 낯선누군가가 앉아 있음에도 주위에는 아무렇지 않았죠. 생각과 달랐던 사냥감,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낯선 사람 저를 당황스럽고 불편하게 했죠.



 그런데 이 책은 끝까지 낯선 손님으로 시작되어 다시 낯선손님.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것도 함께 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아 보인답니다. 역사 속 서부시대를 생각하면 이 이야기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작가가 보이지 않는, 이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아무렇지 않은 척 위트있게 담아내었다는 걸 깨달을 때쯤 이 책이 가진 대단한 의미가 제게 다가왔죠.

 

다시 천천히 읽으면서 속표지의 인디언 추장의 '대지는 우리의 것이 아니며 우리가 대지의 것이다'라는 문구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역사 속 서부 개척 시대와 대조적으로 이 책에서는 광활하고 넓은 자연 앞에 누구의 것이라고 명명지어 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요. 그저 자연을 느끼며 자유롭게 여행하다가 쉴 곳이 있다면 누구든 쉬어갈 수 있는 곳, 그리고 마음을 열어 환영하는 것, '함께' 라는 의미로 서로의 생각과 가진 것을 나누어 갖는 연대의 의미를 느끼게 하였죠.

 

멈추지 않는 이 이야기에 열린 결말과 작가들이 숨겨놓은 역사 속의 인물을 알아보며 자유를 위해, 인간으로서 누릴 가치를 누리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그림책 < 서부시대>를 통해 깨닫게 해요. 책을 자꾸 들여다볼수록 책 속의 담긴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이 시대 우리를 위한 책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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