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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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울러는 십대들의 심리를 소설 속에 잘 묘사하고 있는 작가 중에 한 명이다. 사춘기 딸의 책꽂이의 <리버보이>를 통해 작가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처 만나지 못했던 작가. 나는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를 통해 팀 보울러를 만나고 십대들의 성장 과정을 배워간다.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팀 보울러 지음 | )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에서 미짓은 외형적으로 작고 뒤틀린 근육과 심한 말더듬이에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발작증세를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형은 친절하며 무엇이든지 잘하며 게다가 요트 우승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없을 때는 미짓을 무시하고 싫어하며 엄마를 죽게 만들었다며 증오한다. 미짓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아빠 역시 형의 편만든다. 이런 미짓에게 유일한 희망은 소형 선박 조선소에서 만들다만 요트를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어느 날 들린 조선소에서 미치광이라 불리는 요트를 단장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고 기적 같은 일이 찾아오고....

 

 

<인상적이었던 장면>

 

1.미짓과 미라클맨 조셉이 기적에 대해 이야기하던 장면


여기야. 여기가 너만의 조선소지. 네 기적의 요트를 만드는 곳 말이다. 우선 그림을 그려보는 걸로 시작해. 직접 그림을 그려봐야 해. 구석구석 아주 뚜렷이. 그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믿어야 해. 완전히 말이야. 의심하지 말고.”

(중략)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결국은 그렇게 된다. 하지만 처음엔 내면에서 시작하는 거야. 우선 너만의 조선소에서 기적을 만드는 거지...."

노인은 자신의 머리를 다시 톡톡 두드렸다.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노인의 얼굴이 일순 밝아졌다.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에 들어올 거야.”

# 4 ( p90)

 

원하는 것을 그려보기는 꿈꾸는 자들에게 필요한 첫 번째 문이다. 내면에서 시작되는 바람을 그려보기는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서에 종종 소개되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입어 다가오는 말은 더욱 깊이 들어온다. 미짓에게 미라클 맨 조셉이 말하는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라는 말 미짓뿐 아니라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인듯하여 더욱 귀를 쫑긋 열어 읽었던 부분이었다.

 

2. 미짓이 요트를 갖게 되었을 때 제니가 말하던 장면

 

있잖아, 요트도 일종의 악기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그게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게 되면, 그러니까 그것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알게 되면...”

제니가 잠깐 동안 망설였다.

새로운 팔다리가 될 수 있잖아. 그러면 결국 너의 모든 게 될 수도 있어.”

#7 (p131-132)

 

제니가 바이올린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을 미짓에게 요트에 비유하며 이야기하던 장면은 뭐랄까. 두려워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과 일체가 되라는 말처럼 느껴졌다. 내가 아니기에 좋아하면서도 나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에 나도 미짓과 같은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3. 생각을 정리하러 나온 미짓과 제니와의 대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12 (p238-239)

 

사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한테 하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왜 였을까. 싫어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싫다는 감정을 숨기지도 못하는 내게 이 말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라니 너무 억지 아닌가 했다가도 얼마나 마음을 비워내야 싫어하는 것도 좋아하게 될까하고 한참을 입속으로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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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요트라는 스포츠 종목이 사건의 중요 소재가 되어 독자를 흡입력 있게 끌어당긴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기보다 비교대상이자 증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미짓과 셉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사실이다. 평범하지 않은 외형적 모습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외롭고도 힘든 일이겠지만 그래도 원하는 것을 꿈꾸고 가져볼 수는 있지 않을까 싶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나를 믿어준다면 나도 그 힘으로 내 꿈을 꾸어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생길 것이라고. 소설의 결말이 꼭 이래야만 했을까 싶다가도 미짓의 선택은 자신을 향한 구원이자 용서였을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는 모두가 다 행복할 수 없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러클맨이 말하던 "기억해. 어떤 이들은 누구보다도 손쉽게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말이야" 는 누구든 무슨 꿈을 꾸든 원하고 완전히 믿는 순간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미짓과 함께 바람을 타고 물을 느끼며 역동적으로 요트를 즐겼지만 미짓의 마음을 알기에 마음이 아린다. 우린 삶에서 완전할 수 없기에 부딪히며 깨달아가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 이 책이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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