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지음, 신디 더비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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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것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제 경험에 의하면 아주 힘든 것 같아요. 세상에 아무도 없고 혼자 있는 것 같거든요.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책들은 사람이 그리울때마다 펼치게 되며 저를 위로 해주는 것 같아요. 함께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을 기억'한다면 너는 잘 지낼 수 있다고 말이죠.

 


얼마 전 읽은 달리출판사의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도 그런 책 중의 하나에요. 전반적인 분위기가 보라색이라 신비롭기도 했지만 왠지 슬퍼보였거든요. 고릴라와 아이의 관계가 어떤지, 그리 밝지 않은 표정과 대조적으로 고릴라가 건네는 노란꽃에 담긴 희망(?)이 궁금해 지는 책이었지요.

 


내가 곁에 있어 줄까?

 

집안에 사람들이 북적이는데도 아이는 정원에 나와있어요. 어디서 왔는지 모를 고릴라가 곁에 있어 줄까하고 물으니 아이도 흔쾌히 승락을 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죽었어요

 

앞서본 장면에서 아이가 왜그런지 이해가 됩니다. 혼자 있고 싶고 뭐를 해도 그리 즐겁지않은.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아이가 죽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죠. 아이 역시 죽음을 받아들이기엔 먼저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었나 봅니다.

 



우리도 언젠가 죽게 되나요?

 

우린 언젠가 죽는단다

하지만 너에겐 아직 하늘 높이 날릴 연이 많이 남았지.

 

죽음을 궁금해 하는 아이도, 차근차근 대답하는 고릴라의 모습도 저는 인상적이지만 아이가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생각하는 것이 가슴아프게 느껴졌답니다. 누군가를 보낸다는 것은 큰 슬픔이지만 다시 생각하면 함께한 시간의 소중한 기억은 없어져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이책이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도 슬픔을 위로하는 것도 아이와 고릴라를 보면서 배우며 우린 어쩌면 생의 한가운데서 누군가를 보내기도 하고 홀로 남겨지기도 하기에 이 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 아닐까 싶어요. 모성이 강한 동물 고릴라를 엄마를 떠나보낸 아이의 슬픔을 알아주는 친구로 설정했다는 것도 어쩌면 현실에서 더 이상 만날 수 없지만 여전히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한가득으로 곁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을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어요.

 

이 책 읽으며 괜실히 막내라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고 제일 아픈 손가락이라고 걱정하시던 아버지 생각에 훌쩍거렸지만 한편으론 소중한 추억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시간이었네요.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도 슬픔을 이겨내어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는 것도 나라고 깨닫게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잔잔하지만 내 이야기 같아서 나의 슬픔에 위로를 건네주어 더없이 소중하고 깊이 와닿았던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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