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 도토리숲 시그림책 2
김영미 지음, 홍지연 그림 / 도토리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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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볼 수 있는 꽃들 사이에 놓인 작은 콩알, 꽃과 콩알이라니. 이 콩알의 정체가 궁금하네요.아무리 봐도 시골집에서 본 노란 대두같아 보이는데 이리저리 훑어보며 콩알의 비밀을 알아내려 해도 콩알이라는 사실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책은 도토리숲에서 나온 시그림책입니다. 시가 참 재밌습니다. 시를 읽다보면 콩 한 알 별것 아니게 바라보았던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 홍지연작가(그림)가 이 시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저도 그 마음이 느껴지더군요. 이렇게 시그림책으로 만나니 풍성한 가을 아주 조그만 콩알도 다시 보게 되고 주위의 모든 것 소중하지 않은 것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골집의 풍경이 가을을 입어 풍요롭습니다. 자연의 색은 더욱 다채로워졌고 사람의 손길은 바빠졌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멍석 위에 널렸던

콩알 하나

떼구르르 굴러 화단가로 떨어집니다. 때마침 꽃밭을 돌던 무당벌레가 보고는

 

사뿐히 콩 옆에 내려앉더니

-너 진짜 못생겼다!

 

아이랑 읽다가 속으로 '이건 뭐야? 싸우자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요. 마침, 아이도 "조그많긴 해도 콩 기분 나쁘겠다. 그치? 엄마."라고 이야기하는데 콩의 기분이 궁금했지요. 아니 웬걸요. 콩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예쁜 물방울 무늬를 칭찬하는 마음이 정말 예쁘게 느껴졌어요. 콩의 기분을 아랑곳 않고 자랑하는 무당벌레 앞에서 작아지는 콩의 모습을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했지요. 하지만 작은 콩 한 알 허투루 여기지 않는 할머니덕에 괜실히 제가 콩이 된듯 활짝 웃을 수 있었답니다.

 

짧은 시 한 편에 슬쩍 웃어도 보고 나도 봅니다. 그리고 혹시나 남과 비교해서 주눅들었던 내 모습에 할머니처럼 누군가는 저를 알아봐 줄 거라 생각하니 괜실히 기분도 좋아지고요. 작은 콩알이었는데 시로 만나니 다시 보게 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생각하게 됩니다. 가을을 한껏 담아놓은 그림책 속에 시골의 정취에 취해도 보고 작은 생명이 무당벌레와 콩알을 관심있게 들여다보며 쉬어갑니다. 편안하고 포근한 그림에 마음이 계절을 품어버렸네요. 어느새 풍성한 시골집 마당에 들어선 기분입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우리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 준 귀한 시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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