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떻게 춤을 추니?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59
티라 헤더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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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미러볼 아래로 흥겹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 그 사이로 뾰루퉁한 표정으로 팔장을 끼고 서있는 아이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습니다. ㅎㅎ 저뿐만 아니라 저희집 식구들 모두 이러고 있거든요. 가무歌舞에 약해서 박치, 몸치라 흔들흔들 흔드는 것도 어색하고 부끄럽고 그래서 멀뚱멀뚱 서 있어요. 그래서 이 아이 모습에 끌려 이 책이 더 궁금했나 봐요. 하지만 이 책을 펼치면 어색함은 잠시 미뤄두고 나도 따라 몸을 흔들수 밖에 없는 마법에 빠지게 된답니다.

 

 

넌 어떻게 춤을 추니?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난 안 춰.

 

 

책을 보다 저마다 흔들흔들, 까닥까닥, 둠칫둠칫, 촐랑촐랑, 찡긋찡긋, 꾸깃꾸깃, 덩실덩실 춤 추는 걸 구경만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몸이 살짝살짝, 들썩이게 되어요.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마음을 몸에 맡겨 움직임을 즐기다보면 내 안에 감춰진 감정들이 하나 둘 춤으로 피어나죠. 생각해 보면 어릴 땐 그저 감정에 맡겨 잘 움직이고 표현한 것 같은데 자꾸만 타인을 의식하고 잘 해야 한다는, 그럴듯 해야한다는 생각에 몸의 표현도 줄어든 것 같아요. 가만히 서 있는 아이가 낯설지 않은 건 제가 그렇다는 거죠. '난 안 춰'라고 마음을 꼭꼭 동여매고 감정을 억제하고 있거든요. 부끄럽다고 , 남들 다 본다고.....,

 

 


그냥 움직여 봐. 이쪽 한 번, 저쪽 한 번,

이상해지면 어때.

어떻게 되나 두고 보는 거야!

 

 

그냥 움직여봐라고 하잖아요. 이상해져도 두고 보자고 저도 그러기로 했죠. 내 맘대로 움직이고 싶은 걸 움직이기로 눈 찡긋, 무릎 탁탁, 발가락 꼼지락 꼼지락, 손을 까닥까닥 하면서요.ㅎㅎ 정말 흐물흐물 뼈 없는 동물이되기도 하고 삐걱삐걱 고장 난 로봇이 되기도 했지만 너무 재밌고 신나게 춤을 추게 합니다. 아직은 남들 앞에 드러내고 '난 이렇게 춰!'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신나는 걸요. 다들 움츠러진 마음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 흔들흔들, 재미나게 들썩들썩, 춤 한 번 춰 볼까요?

 

 


몸은 아직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으로 우선 즐겨보자구요. 어색함도 즐길 준비를 하면서요. 드러내지 못했던 내 감정과 마주하는 거죠. 숨겨진 마음이 슬금슬금 몸을 움직이게 할테니까요. 나만의 춤에 이렇게 이름 붙이며 시작해 보는 것 어떨까요? 까불까불 춤, 파닥파닥 춤, 콰당 춤, 깜놀 춤, 지퍼 춤, 푸들 춤 등, 움직이는 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동작으로 붙여진 춤이름에 춤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지네요. 아직은 고장 난 로봇처럼 삐걱거리기도 하고 남들앞에 드러내기에는 민망하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걸요. 저처럼 드러내는 게 낯설다면 혼자 추는 것도.ㅎㅎㅎ

 

 


 

책을 읽는 내내 역동적인 에너지가 샘솟게 했던 <넌 어떻게 춤을 추니?> 입가에 슬금슬금 미소를 머금고 몸을 흔들흔들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면 내 감정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 내 몸이 보내는 작은 감정부터 표현한다면 춤, 그거 어렵지 않아요. 부끄럼 많은 아이도 나만의 춤을 만들며 흔들흔들. 가족이 모두 흔들흔들, 오늘은 재미난 춤바람이 책 읽기를 더욱 즐겁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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