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슴
공광규 지음, 이여희 그림 / 바우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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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림책으로 읽는 시는 늘 그 감동을 2배로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시로 한 번, 그림으로 한 번, 그래서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시가 아닐까 싶은데...

 

시그림책하면 바우솔 출판사를 떠올리는 것도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봄의 시작부터 만났던 <흰눈>, <달팽이학교>, <할머니 집에 가는 길>, <구름>, <하늘> 등 참 많습니다. 여름의 뜨거움을 안고 찾아온 이 책 <엄마 사슴>은 아마 엄마의 마음도 어느 것 못지않게 뜨겁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밀려오는 그 감동에 엄마의 큰 사랑에 울컥해지는 날입니다.

 


엄마 사슴(공광규 시 | 바우솔)


 

조심조심

느릿느릿

강을 건너는

아기 사슴을 향해


 

악어가

재빠르게 헤엄치고 있다.


 

그걸

멀리서 본

엄마 사슴이

 

TV를 보는 화자의 눈에 작은 사슴이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동물들이 주제로 한 동물의 왕국쯤 보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어느새 강을 건너는 아기 사슴의 작은 물길짓에 머물러있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살살 다가오는 악어의 모습에 긴장되다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리 없는 엄마 사슴의 몸짓. '제발~~'하는 작은 바람같은 것은 반 만들은 걸까요? 아님 엄마 사슴은 알고 있었던건지. 순간 울컥합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제자식을 위해 이 한 몸 던져 지켜내는 자식사랑을 요즘 사회면을 장식하는 금수보다 못한 짓을 하는 사람에게 가르쳐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일부러 강에 뛰어들어 두 다리로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며 악어 아가리로 뛰어들던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유자적 제 갈길을 가던 아기 사슴의 대조적 모습에 이 시는 더욱 마음을 파고 들고 깊이 새겨집니다. '엄마'라는 이름 하에 지워진 모성. 그 어느 힘에 비길까요?

 

무사히 강을 건너 안전한 곳에 도착한 아기 사슴을 보며 아마 엄마사슴의 마음이 우리 엄마들 마음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언젠가 깨닫게 되더라도 지금은 너의 안위를 내가 지켜주고 싶다는, 평생 너의 위험을 내가 막아주고지켜줄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 나의 사랑으로 네가 무럭무럭 성장하기를 하는 마음이 모성이 가진 힘이겠지요.

사실, 우리 인생에 아기 사슴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강을 건너야 할 일이 많을지 모릅니다. 자식들은 때론 엄마의 희생을 모르고 무사히 건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엄마의 희생을 생각하고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이 생기면 그나마 다행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로, 네가 있기에 내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슬프지만 아름다운 모성의 힘을 보여 준 <엄마 사슴>

 

이 여름, 짙은 녹음만큼이나 강하고 화사하게 찾아와준 시그림책, 간결한 시구에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감동을 선물한 책입니다. 느닷없이 엄마가 그립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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