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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귀신 ㅣ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14
고정순 지음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의 출간 시기가 여름이기도 하고 믿고 보는 고정순 작가님의 책이기도 해서 제목의 ‘귀신’에서 설마 하며 펼친 책입니다. 귀신이란 존재가 늘 그렇듯 죽음이 낯선 저나 아이에게는 등골 오싹하게 만드는 무서운 존재니까요. 하지만 고정순 작가님을 알기에 이 책 속의 귀신은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이 책을 펼쳤답니다.
나는 궁금해
나는 점점 사 라 져
표지에서 봤던 아이, 집에서 엄마 아빠는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에 비해 아이는 그저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친구들이 열심히 훌라후프를 돌리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아이는 외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혼자 쓸쓸이 있다보니 존재감 없이 느껴진다는 것, 이러다가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소심한 아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세상과 함께 있지만 소외되어있는 아이가 외롭고 안타까워 누가 먼저 손 내밀어 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나랑 놀래? 귀신이 되는 법을 알려 줄게.“
아이 맘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누군가 다가옵니다. 귀신입니다. 무섭다기보다는 외로운 누구에게 먼저 손 내밀어 주는 고마운 친구처럼 말이죠. 아이는 귀신과 함께하며 점차 표정이 살아납니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준 고마운 존재, 소외되고 쓸쓸하다고 느꼈던 기분을 털어버리고 스스로 즐길 줄 아는 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아이는 성장합니다.
"귀신이 되는 법을 알려 줄까?"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자신과 같은 아이를 알아보는 눈, 그리고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어줍니다. 처음 자신의 존재가 사라질까 두려워하던 아이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자신에게 먼저 손 내밀어 준 귀신 덕에 다른 아이에게도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아이로, 누구보다 단단하고 밝은 모습으로 설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귀신’이라는 말이 요즘 아이들이 흔히 사용되는 ‘투명인간’과 비슷한 말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있으면서 없는 듯 취급당하는 아이 ”엄마, 같은 학원을 안 다녀서 같이 안 놀아요. 줄넘기 못 한다고 완전 투명인간되었어요“라던 우리 막내처럼 같은 학원, 같은 아파트, 같은 취미 등 ‘같은’이라는 공통분모가 없어서 소외되기도 하고 또는 너무 소심해서 아이들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해 외롭고 쓸쓸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혼자 놀아야 될 일이 많은 아이들에게 마음 짠하지만 때로는 ‘나는 귀신’이라는 마음가짐이 어쩌면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혼자가 가진 외로움과 쓸쓸함을 딛고 나와 비슷한 친구에게 손 내미는 힘, 우리에겐 혼자 보다 둘이 되고 둘 보다 셋, 그 이상이 되는 효과, 이 책엔 그런 걸 담아 놓은 것 같습니다.
『나는 귀신』에는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등골 오싹한 귀신은 없지만 쓸쓸한 아이 마음 알아주고 먼저 손 내밀어주는 친구같은 귀신 덕에 마음 따뜻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