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새와 소나무

솔새와 소나무 ㅣ 민들레 그림책 9
임원호 지음, 허구 그림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솔새와 소나무(임원호 글/ 허구 그림 |길벗어린이)

나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솔새와 소나무』는 민들레 그림책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입니다. 표지를 펼치면 한 폭의 예술품으로 태어나는 그림책. 까만 밤 환하게 떠오른 달 아래 보이는 솔새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깜깜한 밤 날갯짓을 하고있는 솔새는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지 알고 싶어집니다.

늦은 저녁 엄마를 잃은 솔새는

 엄마를 찾아 산으로 들로 헤매고 있습니다.

" 에이, 안 된다. 안 돼. 

지저분해서 일없다.내 몸에다 응가나 해 놓으려고."

작은 새는 퇴박을 맞았습니다.

" 여보세요. 여보세요, 소나무님.

당신의 품 안에다 자장자장 하룻밤만 재워 주세요.

엄마를 잃고 헤매는 몸입니다."

『솔새와 소나무』는 임원호 작가가 작은 솔새를 통해 보여준 자연의 모습, 절망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허구 작가의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을 입어 솔새가 겪는 밤의 숲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다소 생소한 근대작가의 이야기가 그림을 입어 다시 전달되는 『솔새와 소나무』는 중간중간 등장하는 생소한 단어에 어려울 만도 한데 작은 솔새의 반복적인 부탁과 나무들의 대답이 입말에 운율을 더해 즐겁게 읽힙니다.

책을 읽는 동안 엄마를 잃은 솔새를 바라보는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두워지는 숲에서 작은 솔새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쉬었다 내일 다시 엄마를 찾아나서는 것인데 매정하게 나무들은 '더럽게 똥을 누는' 귀찮은 존재로 인식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낯선 존재에게 마음을 열고 내 것을 조금 나누는 마음이 여전히 어려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소나무처럼 내게 있는 것을 조금 나눌 수 있는 배려는 우리를 기쁘게 할 텐데 하는 생각에 그저 기품있게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마음에서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따뜻한 쉼의 자리를 내어 준 것에 고마웠습니다.

솔새와 소나무를 보면서 누군가 도움을 청할 때 손을 잡아주는 것 희망이자 용기일 것입니다. 함께 밤새 분 왕바람 칼바람을 맞는다는 것은 혼자보다 둘이, 그리고 우리가 될 때 맞서는 힘, 견디는 힘이 더 크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코 잘 자고 일어난 솔새가 이른 새벽 날아간 푸른 하늘에 담았을 희망.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희망이 아닐까 싶네요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우리 곁에 찾아온『솔새와 소나무』 자연의 생명과 소중함, 함께 하는 세상의 따듯한 온기를 느끼게 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