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이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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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에 단연 돋보였던 것은 제목이 아닐까 싶어요.제게는 익숙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알까 싶은 직업, 작가님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조용히 숨죽이게 했던 책이었답니다.

 

미장이(이명환 |한솔수북)

 

 

우리 생활에서 늘 완성된 건물의 일부분으로 만나는 작품들. 흙손으로 쓱쓱 회반죽을 개고 타일을 부치는 그를 미장이라 부른다는 것.요즘 아이들에게 다소 생경한 직업에 '아버지'라는 단어를 얹고 보니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이렇게 부분을 채워 완성해 나가는 직업처럼 '아버지'라는 삶도 그러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빠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한다

 


엄마는 아빠의 오토바이 소리를 잘 알아들었다.

한 달이 지나도 하루가 지나도 틀린 적이 없다.

 

 


나는 아빠가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달그락, 엄마의 설거지 소리만 조용히 울렸다.

 

가족을 위해 하루 종일, 한 달이나 되는 기간을 외지 생활을 하며 가족을 위해 일했을 그 마음, 돌아오는 길에 손에 들었을 조기에 담았던 마음이, 어른이 되고 나니 이해가 되고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누구보다 묵묵함으로 가족을 위해 성실히 살아오던 아버지의 모습과 겹쳐보이기까지 합니다.

 

혹여 깰까봐 조용히 나서는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옆에서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최선을 다 한 삶을 살아내던 우리네 어머니 모습까지. 가족이란 이런거다라는 것을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행함으로 보여 주셨던 부모님들. 이책은 그런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 했습니다.

 

 

아빠가 곁에 없어도

아빠의 작품은 우리 곁에 늘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어디든 있다.

 

늘 함께 하지 못해도 가족을 위해 사랑을 담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가 가졌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자부심이 느껴졌던 문장에 코끝이 찡해왔던 것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미장이라는 직업. 두드러지지도 않고 그저 건물의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삶 속에 잠재되어 있는 그들의 작품처럼 우리네 아버지들도 당신이 드러나기 보다 가족이 더 두드러지기 위해 뒷바라지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가족을 위해 저마다 다르게 흙손으로 개고 타일을 붙이고 있을 모든 아버지께 그리고, 아버지의 노고를 기억하는 우리의 한때를 추억하고 그리워할 수 있게 한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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