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뚜기 탈출 사건
유미희 지음, 안태형 그림 / 바우솔 / 2020년 6월
평점 :
곤충을 관찰하기 좋은 여름으로 들어섰네요. 호수를 끼고 공원이 있어 곤충을 관찰하기 좋은 이 곳. 벌써 잠자리도 한 두 마리 보이고 나비랑 무당벌레도 날아다녀요. 조만간에 더 많은 곤충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부풀어 봅니다.
사실 여름이면 채집통에 곤충을 많이 잡아 관찰하잖아요. 채집통에 곤충을 잡아 두고 나면 관찰하고 나서 보내줘야 하는데 가끔 뜻하지 않게 채집통이 열리면 큰일이 나기도 하지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메뚜기 탈출 사건》을 읽으면서 유쾌한 상상의 시간을 즐겨보는 것 일상을 즐기는 행복 아닐까요?

메뚜기 탈출 사건 (유미희 시 / 안태형 그림 | 바우솔)
물 마시러 가던
내 발이 그만

동생 메뚜기 통을 폭삭 엎자
“빨리 튀자, 튀어!”

냉장고 털러 가는 메뚜기
책상 틈으로 자러 가는 메뚜기
소파에 걸터앉은 메뚜기

우리 집은 1분 만에
주인이 바뀌었다.
================
바우솔의 시그림책은 모두가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그림책입니다. 여름의 문턱에 보는 《메뚜기 탈출 사건》주위 곤충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고 곤충 채집을 해 본 친구라면 누구든 잡았던 곤충을 관찰도 하기전에 아쉽게 날려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니까요.
생각지도 못했던 유쾌한 상상을 시로 담은 유미희 작가의 시가 읽으면서도 너무 재밌다고 하는 아이들,' 어, 도망가~!'하고 쫓기만 바빳는데 내가 메뚜기라면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재밌기 그지 없습니다. 냉장고 털러 가는 메뚜기의 모습이 커다란 그림자로 표현된 것도 소파르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나 리모콘을 차지 하고 있는 모습의 메뚜기를 보자니 채집통에서 튀어나온 메뚜기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이 메뚜기들이 도대체 어디로 갈까 하는 궁금증에 생각하고 들여다 보게 됩니다.
아직 메뚜기 철은 멀었지만 채집통에 갇힌 메뚜기처럼 코로나19로 인해 꼼짝없이 집콕을 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도 이 메뚜기 같지 않을까요? 틈만나면 어디론가 튀어 자유롭게 놀고 싶은 엉뚱함을 유발하는 아이들.쉴새없이 틀 안에 가두려는 우리 어른들. 시를 읽다보니 메뚜기처럼 어디든 탈출하고 싶은 아이들이 보여 막내는 이 시를 읽는동안 자기 같아 더 즐거웠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처럼 시그림책으로 즐기는 시는 시로 한 번 즐기고 그림으로 즐기고 내 생활에 와서 내가 되어 즐기는 시간. 상상도 못한 시의 즐거움이 고스란히 내게 오는 시간입니다.
소리 내어 즐겨보고 채집통에 곤충을 잡았던 경험, 메뚜기를 잡아보았던 경험을 나누며 일상 속에 시를 즐기는 시간을 선물해준《메뚜기 탈출 사건》.

안태형작가를 따라 간단하지만 책 속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따라 표현을 해보며 올해는 메뚜기 한 마리라도 꼭 잡아 보기를 막내는 간절히 바라면서 유쾌한 상상을 즐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