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60
백지원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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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지원 작가의 만남은 몇 해 전 겨울 하얀 눈이 내리던 설렘처럼 그렇게 이 그림책과 만났던것을 기억합니다. 하얀 눈이 배경이 된 그림. 아무 글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잔잔했지만 오래도록 생각나 이따금 펼쳐 보았던 책입니다.

 

 

이번 개정판으로 다시 돌아온만남(백지원 글 그림 | 봄봄 )은 하얗던 표지에 빨간 포인트틀 준 책등이 꽤 인상적입니다. 마치 천을 덧댄 것처럼 고급스러워졌으며 그림이 중심으로 이동해 와서 표지를 꽉 채운 느낌입니다. 다시 돌아 온 만남여전히 제게는 설렘 한 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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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무장을 한 소녀가 집을 나와 어디론가 걸어가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얼음 낚시를 합니다. 그리고는 하얀 눈을 맞으며 들어간 이글루에서 뜻하지 않는 친구를 만납니다.

 


낯섦을 맞이하는 순간의 표정. 놀람의 상황이 고스란히 제게 전해졌습니다도대체 누구길래?하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장면이 연속되어 펼쳐지는 이 그림책에 마음 뺐기기 충분했습니다. 하얀 세상을 걸었갔던 소녀가 이글루에서 맞닥뜨린 친구. 우리는 낯선 존재에 흔히 친구가 될 수 없을 거라 하지만 소녀에게 낯섦보다는 따뜻함이 존재했습니다.

 


아픈 친구를 돌볼 줄도 알고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나눌 줄도 알며 서로 등을 기대며 낚시도 함게 즐기며 눈보라 속에서 지켜주기도 하며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어갑니다. 문득 이 소녀를 보면서 인간과 동물,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 경계를 허물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동등한 관계 속의 친구,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돌아보게 합니다하얀 눈밭의 세상 그 누구 것도 아닌 인간과 동물들 모두의 것이라고 인정될 때 평화로워지는 것. 우리는 서로 친구가 될 수가 있다고 이 책이 말합니다.

 


눈위를 사각사각 걸었던 그 길 위의 만남. 그 속에서 함께 했던 짧았지만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은 애초 서로 다른 두 존재의 만남부터 헤어짐을 예고했던 것인지 모릅니다. 보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소녀의 눈빛은 처음 만남과 다른, 이별의 아쉬움이 남지만 서로에 대한 응원만으로도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개정판으로 돌아 온 만남은 언제봐도 설렘 가득한 아름다운 그림에 더해진 그림을 찾는 것, 이야기 구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개정판을 읽는 또 하나의 묘미입니다. 작가의 말대로 모든 만남이 이별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으로 전개되는 순백의 눈밭에서 이루어지는 설렘 가득한 '만남'의 이야기는 '이별'이라는 마음의 성장통을 겪어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동물과 인간이 함께 하는 공존이라는 커다란 주제로 끌어당겨 놓은 긴 여운까지 남깁니다

 

무더위를 앞두고 있는 요즘 서늘한 순백의 눈밭으로 우리를 초대하여 소중한 만남을 선사해준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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