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바람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김지연 지음 / 다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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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전 이맘때로 기억합니다. 어마어마하던 그 불길, ‘제발 그만 멈추기를, 다들 무사하기를.’ 하고 바라였습니다. 그리고 잡히지 않던 불길은 숲을 까만 숯덩이로 만들고 나서야 꺼졌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호랑이 바람( 김지연 글그림 | 다림)

 

호랑이 바람( 김지연 글그림 | 다림)은 강원도 고성에 불었던 거대한 산불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김지연작가의 판화로 정성스레 표현한 그림들이 작년 백년아이를 읽으며 느꼈던 감동이 호랑이 바람으로 다시금 밀려옵니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이 높은 산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높은성이라고 불러요.

 


불이야! 불이야!”

높은 성에 불이 났어요.

도와주세요!

 

 

애애앵애애앵!

소방차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어둠을 뚫고 한달음에 달려왔어요.

 

작은 불씨였는데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던 그 불길 앞에 무섭고 불안했던 마음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그 어려운 상황을 뚫고 주저없이 달려왔던 소방차들은 코로나19로 국가적 비상상황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구급차를 끌고 한달음에 대구로 달려와 환자들을 이송하던 모습과 겹쳐보이기까지 합니다.

 

아마 먼길을 달려 고성 산불을 끄기 위해 소방차를 타고 왔을 소방관들은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우리 모두의 불안을 타는 저 불덩이와 함께 잠재우고 싶었을 것입니다.

 


높은 성을 우리가 지킨다!”

 

이 장면을 보면서 왜 이렇게 뭉클거려지는 것인지. 결연한 의지가 담긴 비장한 소방관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과 고마움을. 우리 모두가 불끄는 소방관의 마음처럼 '제발...,' 이라 바라며 반드시 불길을 잡겠다는 의지를 담았을 그 때의 상황이 다시 그려집니다.

 

생각해보면 작년에 일어났던 고성산불 같은 재난은 앞으로도 언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라지는 않지만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를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상황도 상황만 다르지만 똑같은 재난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로 받아들이고 안타까워하고 서로 돕기를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앞으로 닥칠 자연재해나 재난에는 우리들의 함께 하는 힘-연대連帶 는 더 나은 우리, 더 살기 좋은 우리나라가 되게 한다는 것을 어떠한 호랑이 바람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림책호랑이 바람으로 잊고 있었던 지난해 까만 숯덩이가 되었던 고성을 다시 떠올립니다. 지금 당장 아름다운 숲이 되기엔 이르겠지만 머지않아 예전의 그 모습을 되찾을, 우리 모두의 바람과 희망을 가득 안고 푸른 숲으로 거듭날 아름다운 고성을 그려봅니다.

 

높은성이 다시 피어나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높은성는 더 높은성이 되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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