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김용택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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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완연하게 봄을 입었습니다.

포근한 햇살에 싱그러운 기운까지 더해져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오늘,

시그림책으로 괜한 감성에 취해봅니다.

 

섬진강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의 시 사랑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봄이 되면 더 생각난다는 시입니다.

제게는 시가 담은 의미가 조금은 슬픈

아련한 기억을 담았기에 이 봄날 더욱 생각이 나는 그런 시입니다.

 

주리 작가의 해석이 더해진 그림으로 만나는 <사랑>(김용택 시 / 주리 그림 | 바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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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어

몹시 괴로운 날들이었습니다


 


길가에 들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이 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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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는다는 것은 잠간 꺼둔 감수성이란 예민한 감각을 깨우는 것 입니다. 구수하게 보여졌던 섬진강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의 시는 실연 상황으로 나를 데려다 놓았습니다. 읽는 그대로 느껴져 다른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사랑>. 이 시에 주리 작가의 해석이 담긴 그림이 시를 즐기는 동안 묻어두었던 감각을 깨우게 합니다. 너무 힘들었던 실연의 아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시인의 감성탓에 사랑을 했던 그때로 돌아갑니다. 죽을 만큼 힘들었고 어떤 것을 보나 떠올랐던 그때.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그때의 감정은 이따금 생각해도 좋을 만큼 단단해진 한 뼘 성장, 성숙해진 나로 여전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시그림책은 시를 이미지화하기 때문에 그림도 몹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리작가는 바우솔의 시그림책을 통해 익히 이름이 알려진 작가입니다.


바우솔 시그림책 시리즈 중 <흰눈>, <달팽이학교>, <달려라, 꼬마>, <할머니 집에 가는 길>, <한계령을 위한 연가> 그리고 이번 책 <사랑>까지. 시를 읽는 동안 시에 푹 빠지게 하는 작가만의 해석을 그림에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습니다.

 

<사랑>에는 실연을 겪고 있는 당사자의 심정뿐 아니라 색을 통해 은유적 의미도 담아놓고 있습니다. 사랑했던 순간의 뜨거움은 이제는 보내줘야 한다는 것으로 보여지던 빨간공, 슬픔과 그리움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풀꽃의 보라색, 그리고 노오란 개나리에 담은 새로운 희망을 알고 나니 시로 만날 때 보다 시그림책으로 오는 깊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래서 저는 시그림책이 좋습니다.

시그림책의 매력은 시를 따로 읽어도 그림으로만 읽어도 그 깊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한 권으로 여러 권의 책을 읽는 느낌입니다.

이 봄날 바람을 타고 온 <사랑> 덕에 감성충만한 내가 되어 마음에 시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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