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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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라는 말이 너무나 와닿았던 책이다. 

아직 오십도 안된 내가 인생을 이야기하기엔 이르다고 할지 모르지만 

늘 나는 계획을 세워 준비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건데 100%로 딱 맞아떨어진 적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약간씩 어긋나면서도 나는 그 속에서 길을 찾았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왔을 때 제목부터 내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은 방송작가 생활을10년 넘게 해 온 백애희 작가의 신작에세이다

전작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으로 

많은 딸의 눈물을 빼놓을 만큼의 감성을 가진 소유자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이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화사하고 따듯함이 

아마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마음을 만져주리라는 기대에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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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5장으로 나누어 53가지의 흔들리는 삶 속에서 우리가 듣고 싶었던 말,

또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우리가 삶에서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책, 친구, 가족 등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은 

작가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의 이야기로 내 삶으로 들어와 

쉼없는 끄덕임과 밑줄을 긋고 머무르게 한다.

 

 

 

1이 생을 이탈하지 않기 위하여

 

 

 

잘 나이 든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의 사소한 단점까지 껴안을 줄 알게 되는 것. 자신을 지키느라 상대를 함부로 상처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누구보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방법을 깨달아가는 것.

 

반짝이는 청춘보다 더 근사한 것 p61

 

마흔을 넘길즘에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 할까? 하고.

이 문장이 너무도 와닿는다. 사소한 단점을 껴안지 못하고 아둥바둥하는 내게 가장 필요한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때론 삶을 유하게 바라보는 것. 타인을 생각하게 되는 것.나이 잘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별의 순간, 우리는 더욱 정성을 차리고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의 사랑을 안고 떠날 수 있도록. 후회가 없도록. (중략)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다시 한번 이야기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떠날 때 우리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 p78-79

 

이 장에서는 생을 잘 버티기 위한 나를 돌아 볼 수 있었다. 나는 , 나의 인생에서 무엇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보고 있는 나의 가족과 나를 버티게 하는 것들에 대해 남들이 아니라 나를 봐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너무 나 자신을 옭아매다 보면 나는 이 생이 버거워질지 모른다. 그러지 않기 위해 작가이 충고가 더 깊이왔다.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사소한 나븐짓도 기꺼이 용납하면서 완벽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껴안아가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내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 내가 이 생을 버텨내는 방법이라는 것을.

 

 

 

2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살다보면 바닥까지 가는 슬픔들이 파도처럼 인생을 삼켜버리는 시간이 찾아온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지만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시간들은 어떻게든 지나간다. 그 시간을 통과하고 나면 우리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된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p87

 


  

당신과 나는 언젠가 헤어진다는 것을, 누구에게나 마지막이 찾아온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매일 어제의 우리와 이별하며 살다 결국 모두와 이별하게 될 존재라는 걸 떠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더 넓은 마음으로, 더 따듯한 마음으로 서로를 마음껏 사랑하며 살 수 있을 텐데.

 

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구나 p128

 

우리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모른다. 삶이란 와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완벽을 추구하려고 나를 놓지 못한다.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삶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이들을 키우며 버둥거리면 사는 나와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과 위안을 얻는다. 나름의 문제를 안고 사는 저마다의 삶 결국 같은 것이다하지만 우린 자꾸만 잊고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를 한다. 내가 아둥바둥거리며 아이들에게, 또는 관계에서

 

 

 

3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지나요?

 

 


 

인생은 너무나 자주 내가 기대한 엔딩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간다. 처음엔 내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잘난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이가, 나보다 더 운이 좋은 누군가가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현실.(중략) 우리는 꿈의 그라운드에서 자꾸만 멀어지는 걸 확인하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다. 그래도 모두 묵묵히 살아간다. 그리고 말한다. “괜찮아져요.”라고

 

.....괜찮아지나요? p150-151

 

살아가다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위안이 될 때까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다시 전개되는 것 처럼 말이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불안해서, 내인생에 내가 주연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집에서 애 키우는 엄마라서, 또는 언젠가는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럼에도 우리는 알 수 없는 삶을 위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다. 이 불안 한 나를 위해 정답은 아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져요.' 이 얼마나 다행인가이제는 아둥바둥하지 않는다. 내가 타인과 다르듯 나는 그저 내 삶을 열심히 즐길 뿐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잘 살려면 믿어야 한다.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이들에게 씩씩대신 대신, 타고난 것들이 없다며신세 한탄을 하는대신, 지금 바로 이 자리, 이시간, 이 모든 것이 결국 ''라는 사람을 만드는 토양이 되리라는 것을. 귀하지 않는 시간은 없고 계속 가다 보면 언젠가 길이 보인다는 것을. 그걸 믿어야 우리는 다시 걸을 수 있다.

 

인생 주연으로 사는 법 p158

 

 

 

4흐르는 시간이 건네는 말

 

 

 

달라진 게 한 있다면 의 기술이 조금 늘었다는 거. 흔들리면서도 아닌 척,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은 척, 기분이 나쁘면서도 쿨한 척, 그렇게 이런저런 을 하면 어른스러워 보일 거라고 믿었다. 그럴 때마다 초조했다. 진짜 어른은 언제 되는 건가 싶어서

 

어른인 척하다가 나이만 먹었다 p223

 

뜨금해졌다. 어른이 되면서 감정을 숨기는 것에 능통해진다. 아마 대개는 관계에 있어 ''이라는 것을 필요에 의해 사용할 것이다. 내 기준에는 그렇다. 그래서 나이를 먹고 관계를 한다는 것이 힘들어졌다. ''이라는 것을 사용할 때가 있어서. 나는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되어도 어른인척을 한다. 이게 제일 힘들다.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은 것 같아서

 

마음이 오가는 장이었디. 내가 아둥바둥했던 것 , 내게 하고 싶은 말을 건네 받았다. 수고했다고,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으며 살 수 없기에 괜찮다고 여기까지 살아 온 너 자신을 기특하게 여기라고 토닥토닥 건네는 말이 나를 어루만져 주었다.

 

 

5우리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순간

 

 


 

인생은 언제나 내가 그린 그림과는 다르게 흘러 간다는 것을. 그래서인지 그들 모두 이전의 꿈을 말할 때 더 생기 있는 말투가 되었다.내가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지만, 누구나 언제든 다시 인생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이루지 못한 꿈은 어디 가는가 p310

 

어른이 되고 꿈을 잊고 살았는데...꿈이라는 게 꼭 이뤄서라기보다 꿈꿀 수 있어 행복한거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인생을 그리기 위해 꿈꾸고 싶다. 오늘 이 문장을 담는다.

 

인간이 가장 강해지는 순간은 누군가를 지켜낼 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이 너무 아프고 쓸쓸한 일이어도, 설령 자신의 생을 내주는 일일지라도, 그 순간 우리의 삶은 비로소 가치를 얻는다.

 

어른의 얼굴, 클린트 이스트우드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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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처럼 따듯하게 다가와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는 그런 에세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 작가가 건네는 위로가 나의 삶을 알기라도 한 듯 토닥토닥 어루만져주었다.


 인생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게 되는 것,


 인생은 언제나 조금씨 어긋나는 것이라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기를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다가와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시간.


나를, 나의 가족을, 내 주변을 다시 본다. 내가 만들어 갈 내 인생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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