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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온 작은 돌 ㅣ 작은 곰자리 43
시오타니 마미코 지음, 이수연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을 보던 순간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요즘은 보기도 힘든 별똥별, 밤하늘을 보고 이야기 나눈 적이 언제였는지도 가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추억을 떠올리듯 어릴 적 제가 되어 이 책에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제가 새벽이면 밭일 가시는 부모님을 따라나서면서 하늘에서 별똥별 떨어지는 것을 무척이나 신기해하며 뛰어갔던 적이 많았습니다. 소원을 빌어야 한다는 것보다 그 별똥별이 떨어진 자리에 신기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별똥별은 제 예상과는 다른 곳에 떨어졌지만 그래도 하늘에서 떨어진 그 무언가에 대한 상상은 늘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럴 거라는 생각에 설렙니다. 표지에서 뭔가 주우려는 아이를 보며 저도 이 책이 전해주는 작은 무언가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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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연필과 목탄으로 아주 섬세하게 그려진 책입니다. 흑백영화를 보듯 전개되는 이 책은 하나의 작은 돌에 대한 관심과 관찰을 아주 담담하고도 자세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하늘에서 반짝하고 떨어지는 것을 기억했다가 줍는 하나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 작은 돌을 모으며 퍼즐을 맞추듯 하나하나 연결합니다. 어느 날 마지막 돌을 맞추는 순간 돌은 사라져 버리지만 이 돌을 모으던 순간 하나가 가졌던 느낌들은 하나의 내면을 채워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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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반짝 떨어지는 돌을 보고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을 기억했다가 줍는 하나.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 관찰하고 소중히 간직하고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는 하나의 모습이 저는 참 특별해 보입니다.

하나와 같은 아이가 우리 집에도 있습니다. 제게는 그저 그런 돌인데 들어보면 똑같은 돌이 저마다의 이유로 아이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엄마, 봐 봐요. 이렇게 모으면 다람쥐가 되고 이건 힘센 트럭이에요. 이건 글씨가 써지고요, 이건 다른 곳에서 주웠는데 색깔이 똑같아요. 반짝 반짝 빛나고..." 헛웃음이 났지만 아이에게 관심을 받은 돌들은 조그만 상자에 담겨있습니다. 아들은 이 돌을 잘 알기 위해 찾아보고 관찰하고 꿈을 꾸었습니다. 하나처럼 말이죠. 이렇게 어른들이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찾아내어 특별함을 부여하고 소중히 간직할 비밀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 듯합니다.

우리들도 하나처럼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반짝이는 것을 알아보고 모으고 관찰하고 소중히 간직하는 시기는 저마다 인생에서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그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 일 수 있고 그냥 바닥에 나뒹구는 돌 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언가 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을 자신만의 관심으로 특별함을 부여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로부터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는 것들과 언제나 함께 할 수 없겠지만 이런 소중한 기억은 언제나 마음을 채우고 행복하게 합니다. 아들이 이따금 꺼내보는 돌상자에서 특별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이 소중하고 특별한 비밀을 간직해 온 것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올지 모릅니다. 내 곁에 없다고 내가 가진 특별하고 소중한 비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따금 생각이 나겠지요.

밤이 되면 하나의 방에서
빛나는 푸른 돌을 볼 수 있습니다.
푸른 돌은 어떤 별보다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하나처럼 내가 알아 본 소중하고 특별한 비밀 같은 경험은
나의 인생 어느 순간에서든 내가 볼려고 한다면 언제나 나와 함께 할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행복해집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책에 대한 설레임이 마음을 가득 채운 긴 여운으로 남아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특별함을 교감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늘에서 온 작은 돌>로 인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나만의 특별하고 소중한 비밀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