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꽃 동시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
이상교 지음 / 어린이나무생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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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동시집을 펼친다. 비가 오는 흐린 기운을 말끔히 개게 할 정도로 화사해지는 책이다.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

 


이 책의 저자는 이상교 시인이다. 어린이 책에 글도 많이 쓰시지만 내가 기억하기론 동시집도 꽤 많이 내신 분이시다.

표지가 익숙했던 이 책은 몇 년 전<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를 내셨다. 그땐 여러 시인들의 시로 엮어져 있었는데 이번 책은 이상교 시인의 동시에 그림까지 그리신<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이다

책 속에 수록된 시는 50 종류의 꽃 동시와 간간이 꽃과 관련된 이야기가 도란도란 실려 있어 꽃을 기억하기엔 더욱 좋다.

이상교 시인의 시와 그림이 어우러져 꽃을 느끼게 하고 시를 읽고 필사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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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의 알록달록 꽃방석에선 머지않아 다가올 봄에 활짝 피어날 노오란 산수유가 이 책의 첫 장을 열어준다.

<산수유노오란 좁쌀 밥

이른 봄

산수유나무가

노오란 좁쌀 밥을 지었다.

<중략>

 


시를 읽다 말고 엄마, 밥에 들어가는 거 그거 좁쌀이야?” 한다. “뭐가, 왜에? ”하고 물었더니 그냥하고 대답한다. 슬쩍 보니 '이른 봄 산수유나무가 노오란 좁쌀 밥을 지었다.'라는 부분을 보고, ~ 시에 나와서 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밥에 넣는 잡곡이 생각해 보니 산수유 꽃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며 올해는 제대로 관찰해야겠다는 아들이다. 특히, 요즘 새 관찰하는 게 취미인 아들은 산수유가 노오란 좁쌀 밥을 피울 때까지 기다려야 우리 집 베란다에서 새를 보냐고 투덜거리며 엉뚱한 말도 덧붙이는 걸 보면 다 이 시 덕인듯 했다.

시 하나로 생각이, 시 하나로 나눌 말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엔 나의 강요에 못 이기는 척 시를 읽었는데 이제는 꽤 재미있는지 느닷없이 뿜빠라 뿜빠 뿜빠빠한다. 오잉? 이건 뭐지 했다가 가만히 있었더니 말이 재밌는지 자꾸만 한다. ㅡㅡ;;;

아들~~~~ 다음 시는 뭘까요? 그랬더니 이것도 시라고.

 


뿜빠라 뿜빠 -은나팔


뿜빠라 뿜빠

뿜빠라 뿜빠 

 

 소리 대신

달콤한 향기 은나팔

<중략>


시 읽어주는 아들의 목소리에 진지함이 ㅋㅋㅋ시를 읽으며 즐거울 수 있다니. ㅎㅎ

'소리 대신 달콤한 향기 은나팔'이라고 했는데 우리 아들 입에선 자꾸만 소리만 난다.

이렇게 시를 즐기며 꽃을 알아간다. 백합. 나팔보다 크고 튼튼하다. 나팔을 분다면 힘 있게 불어질 것 같은 느낌? 아들이랑 시를 읽으며 꽃을 알아가니 일석이조의 느낌이랄까. 시적 감수성도 키우고 자연의 감수성도 키우니 말이다시를 읽고 나서 아들이 적어 준 감상시



마음이 예뻐져요.

자꾸 따라 하고 싶어요.

예쁜 말만 담으니

예쁜 꽃으로 피어나요.

이 책은 그런가 봐요.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를 읽고 적은 감상 시-

 

아이 마음이 이랬다니 괜스레 엄마인 내가 기분이 좋아진다.

동시란 그런 것 같다. 읽으면 나도 모르게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기분.

설레기도 하고 나도 아이가 되는 맑은 기분이랄까.

 


우리 읽었으니 필사해 보자는 소리에 형 안 한다고 구시렁 되긴 했지만

시를 즐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얼버무리긴 했지만 그래도 좋다.

시가 내 마음에 들어오는 시간. 마음이 예뻐지는 시간,

꽃을 하나 담아 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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