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23가지 방법 바일라 9
김혜진 지음 / 서유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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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생각이 필요할 때면 걷는다.

그래서 나만의 방법으로 집으로 가는 방법을 남들보다는 2배는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23가지 방법이라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무슨 연유로 이토록 많은 방법으로 집으로 가고자 했던가.

나처럼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것일까?

집으로 가는 그 여러 가지 방법에 담겨있을 주인공이 들려줄 특별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책의 화자는 이다. 가족 중에 언제인지 모를 죽음의 그림자를 안고 사는 아픈 언니가 있고 대학 다니는 오빠 그리고 부모님, 언제나 경제적 도움을 주는 외할아버지가 있다. 집에서 는 아픈 언니의 뒷전으로 아무렇지 않은 조연일 뿐이다. 이런 언니가 어느 날 입원한 병원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에게 중요한 두 친구 모와 네이. ‘가 길 위에서 집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찾고 모은다면 가지기 위해 보이는 것 모두 스케치하듯 문장으로 남겨 가지는 ‘, 그리고 낡고 버려진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해내 물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물건보관자이자 물건수집가 네이까지.

이들은 닮은 게 없지만 서로의 방법을 존중하면서 알아보고 의미를 부여하며 함께 하는 시간에 소중한 사람이다. 각자 다른 것을 모으는 셋 사람.

 




어차피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니까. 다른 무엇이든 살아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죽음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바로 당장 우리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았다. (p 18)

 

 

그러니 너무 기뻐 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도록. 작은 일에 마음이 움직였다간, 정말 큰일이 벌어졌을 땐 감당하지 못하게 될 테니까. 어디에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지 말고 무엇에도 마음을 깊이 주지 말 것. 물건이든 사람이든, 어느 순간엔 모두 버리고 달려가야 할지도 모르니까. 괜히 마음을 주었다간 다 버려야 할 때 슬프니까.(p 133)

 

#22''가 모와 네이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길로 집으로 가는 방법도 좋았다. 나는 읽는 동안 모가 되고 네이가 되어 나와 함께 그 길을 걸었다. 평범할 것 같은 일상에 의미를 부여해서 특별함을 갖는 것 좋았다. 그 길의 힐링이었다.

 

#35 아픈 언니가 동생들을 위해 갯배를 타자고 했던 그 마음. 가족이란 그런거다. 일방적으로 한쪽만 위하고 있다고 하기엔 아니라는 것. 서로가 서로를 생각한다는 것.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가족은 그런거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늘 불안의 연속이다.

그 속에서 나의 욕구를 드러내지 못하는 를 보며서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안타까웠다.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았던 그 길 위에 의 모습은 해방구이자 방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왔던 를 보면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그래서, ''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바짝 경계하고 안전한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 빤히 보여서,

그래도 그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아름다운기억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작가는 이 책으로 가족의 이야기, 불안전한 십대들의 심리를 아무렇지 않게 담담하게 이야기해서 그게 더 가슴에 와닿는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르게 보며 모으는 나와 모 , 네이를 통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삶은 꼭 거창하고 특별한 것만이 아니다.

얼마나 다르게 바라보고 찾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이 특별해진다.

누구나 삶에서 주연이고 싶지만 때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조연이 되고

타인의 눈치를 봐야되고 자신의 방법으로 길을 찾아가는 우리들.

인생의 길이든 길 위의 길이든 함께 할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기에 함께 한 시간은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 남는 것 같다. 잔잔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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