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름휴가 전날 밤
미야코시 아키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9년 8월
평점 :
이 무더운 날,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가라니 여간 기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가족들이랑 어디를 갈지 정하고
이것저것 챙겨놓은 짐들과는 달리 딱 하나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것.
그게 날씨다.
기상예보는 수시로 들락날락 거렸는데...
아니, 왠걸? 샌프란시스코니 뭐니 하는 태풍이라니.
오, 맙소사! 하느님 아버지 야속도 하시지....
『여름 휴가 전날 밤』(미야코시 아키코 글그림|북뱅크)
이 책이 딱 그랬다.
애타게 창밖만 내다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휴가 가기 전 예기치 않게 태풍 온다는 소식에
속타는 내 마음이랑 우리 애들 마음마냥
기상예보가 거짓이길 바라며 자꾸 하늘만 보게 되는 그 마음
“ 곧 태풍이 온다니까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하필 이럴 때 태풍이라니.
싫다.
바다 가는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태풍이다!
우르르쾅쾅!
여름휴가 전날 밤
마음을 심란하게 하며 요란하게 비바람을 내리치던 태풍은
어느 새 지나가고 다시 맑은 날이 왔다.
언제 태풍이 왔다갔느냐며
맑으레 한 하늘을 선사하며
땅에 빗방울 흔적만 남기고
이번 휴가와 딱 맞아떨어진 『여름휴가 전날 밤』
다행이다.
못갈 줄 알았던 휴가
내 불안을 말끔을 날렸으니
이제 맑은 날씨처럼 신나게 즐기는 일만 남은 것이다.
실제로도 느닷없던 태풍 샌프라시스코는
나의 불안과 원망을 알았는지
일찍 소멸되어 뜨거운 여름을 즐길 수 있는
휴가를 선사하였다.
책상 위에 놓인 이 책을 보니 슬며시
그 때의 그 불안과 긴장감이 올라오는 듯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