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절대 밝히지 않는 것중 하나가 바로 독서 취향이다. 사람이 죽어나가는얘기에 확연히 기울어 있어서다. 책 읽기가 여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훌륭한 인격체가 되고자’읽는 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물론 세상 훌륭한책을 다 읽는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지도 않고 책 읽기와 사람 됨됨이는 별개다. 어쨌거나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망설이는 경우도, 특정 장르에 몹시 기운 추천 리스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은 것 중에 뭐가 재미있었어요?"
"『살육에 이르는 병』이요."
"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