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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 - 박물관으로 간 조상들의 살림살이 ㅣ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이재정 지음, 신명환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아는 선생님이 역사교육 연수를 다녀오셔서 전해주신 말 중에 인상 깊었던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중고등학교때 배웠듯이 통사적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어차피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기에 배운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또한 아이들은 5학년정도 되어서야 겨우 역사적 사실의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되기에(역사 의식의 발달단계 참조) 초등학교에서의 역사는 '생활사' '인물사'중심의 역사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영국의 초등학교에서는 역사를 중요한 사건을 시대별로 쭉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별로 '마을의 모습, 교통, 아이들의 생활, 농업, 부자의 생활, 가난한 사람의 생활' 등의 테마를 잡아서 풍부한 그림과 함께 가르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조선시대의 생활 모습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제시해 준 훌륭한 역사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조선 시대 조상들의 의(한복, 관모, 장신구), 식(소반, 식기), 주(한옥, 장과 농, 궤와 함, 서안과 탁자, 병풍) 등의 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책은 각각의 소재에 대하여 풍부한 사진자료와 그림자료를 곁들여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활도구라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이전에 사용되던 물건들은 한자 이름이 많기 때문에 도구의 이름이 낯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제시되어 있더라도 아이들이 용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한자 단어도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어요. 특히나 각주를 사용하기 보다는 다른 색깔에 키운 글씨로 본문 안에서 단어의 뜻을 제시하고 있기에 보기에 편합니다.
게다가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생활 용품의 사진을 정말 '모조리' 실어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가끔 설명은 되어 있지만 사진은 실려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함을 느낀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내용이 쉽고 양도 그리 부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쓰인 이 책.
꼭 추천드리고 싶네요. 특히나 초등학교 5학년 아이라면 1학기 말 즈음 조선시대에 대하여 배우기 시작할텐데 이전에 한 번 읽어보면 아이가 좀 더 생생하게 그 때의 생활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읽어보시면 아이들에게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에 대해 풍부하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