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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ㅣ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페인트"로 잘 알려진
이희영 작가님의 청소년 장편소설
정말 좋아하는 가수 "재주소년"님의
서평을 보고 너무나 반가웠다.
[마음이 맞는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다. '열여덞, 고등학생 시절'이 과거일 뿐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틈바구니에서 조금은 외로웠나 보다. 이 소설의 책장 사이사이에는 내가 기억하는 학교, 그 복도의 냄새가 배어 있다. 한편으로 형이 남긴 더없이 신비로운 공간에 동생 선우혁이 발을 내딛는 순간, 추리소설같이 빠르게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소설을 덮은 지금, 가슴 한편이 아직 아리다. 내 유년의 숲에서 지금도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있을 것 같아서.] -재주소년 박경환
청소년 소설을 좋아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이지만
아직 성장하지 못한..
나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느린 마음의 성장 탓일까?
청소년 소설을 보면서 같이 성장하고 싶은....
아직 미성숙한 어른이다.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형(선우진)을 잃은 동생(선우혁)의
이야기다.
사고로 잃은 형이 다녔던 고등학교에
동생이 입학하고 나서 형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
형만의 공간인 가상공간 "가우디:..
그 곳에서 뜻밖의 가상인물(아바타) 곰솔을 만나게 된 후 형의 추억과 기억을 찾아 더듬어 간다.
그리고 선우혁(동생)의 학교생활에서의 작은 해프닝과 친구사이에서의 갈등, 해결 등으로 요즘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엿볼수 있다.
선우혁이 가상인물 "곰솔"을 찾을 때,
잔잔한 반전.... 그리고 형을 기억하는 어른들.... 무엇하나 빠뜨릴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긴 하지만
잠시 청소년 시절을 곱씹어 보고 싶은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또 청소년을 양육하고 있는 어른들이 읽으면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다. 물론 청소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
p.25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죽은 형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었다.
p.31
순간 시간이 뒤죽박죽으로 섞인 기분이엇어. 진이 어린 시절이 다시 돌아왔네. 혁이 미래가 코앞에서 잠들어 있네. 두 눈으로 보는데도 전혀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 거야. 너무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현실 감각을 잊는다잖아. 딱 그런 기분이었어. 괜스레 코끝이 찡했다.
p.52
4,200일 가까이 접속하지 않았는데도 형이 만든 집이 여전히 가우디에 존재하다니. 백번 양보해서 계정은 아직 남아 있다 치자. 하지만 무려 십 년 넘게 내버려 둔 공간이었다. 어떻게 여전히 보존될 수 있었을까. 이곳은 메타버스 세계였다.
p.113
시간은 메타버스와 별반 다르지 않아. 터치 몇 번에 세상이 변하듯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너무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어.
p.159
나는 현실의 선우진보다 아바타 JIN에 익숙했고, 너 역시 현실의 내가 아닌 곰솔 앞에서 더 많이 웃었어.
p.164
이 집에서 찾으면 찾을수록 보이지 않는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교복 넥타이고, 다른 하나는 베일에 싸인 형의 과거다.
p.185
그래서 사람 사이에 관계는 늘 어렵고 또 두려운 거야.
p.208
맞아.내가 생각해도 너무 엉터리 같은 결과였지. 하지만 의사는 신이 아니잖아. 내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어떻게 내 속마음까지 읽어 낼 수 있겠어. 인간의 뼈와 장기까지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아직 마음까지는 그러지 못하잖아.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해 미칠 것 같았어.
p.222
보이지 않는, 어쩌면 보여 주지 않은그 이면에서는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였는지도 몰랐다. 인간게게도 때로는 보호색이 필요하니까. 눈에 띄지 않게 주의의 환경에 적당히 섞여 들어가야 하니까. 도운이가 누구하고도 잘 어울리기 위해 적당히 성격 좋고 적당히 사교성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보호색을 만든 것처럼. 마치 사막의 모래 속에 숨어 버린 방울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