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역사 : 문자에서 텍스트로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00
브뤼노 블라셀 지음, 권명희 옮김 / 시공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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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역사를 논하려면 문자의 발명과 인쇄술의 변천 역사와 함께 할 것이다. 생각을 담고 전할 수 있는 글의 등장과 이것을 널리 보급할 수 있는 인쇄술은 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인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남에게 전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것은 고금을 막론한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기록하기도 힘들었을 오래전 시대에 책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보며 인간의 지적 욕구는 그 어느 것도 막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상류층과 성직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시대의 책. 인쇄술이 발전되지 못하고 기록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사람들의 사상의 한계가 종교정도로 한정되었던 시대에 어찌보면 책의 대중은 한정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지위의 상징의 수단으로, 자신의 지적 고상함을 나타내는 수집대상으로 책의 역할도 크게 줄어 들었을 것이다. 사실 나도 다 읽지는 않았지만, 꽉 차 있는 책장을 보며 괜히 흐믓해 하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활자술 발명과 종이의 등장으로 보급과 가격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위에서 이야기한 책에 대한 특정계층의 특권은 사라지게 된다.

인쇄술의 발전으로 성경이 대중에게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넓어지게 되었고, 그간의 잘못된 전통교리에 대한 반발이 증폭되면서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인문주의 운동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가 더 넓어지게 된 것이다. 학생시절 세계사를 배우며 년도와 사건만을 외웠는데, 한 번도 ‘왜?’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냥 때가 되니 사람들의 생각이 넓어졌고, 종교가 썩으니까 개혁이 일어났다고만 생각했다. 이 책을 보며 암기학습 시절의 학생인 나에게 찾아가 이야기 해 주었다. “책의 발명과 인쇄술의 발전이 이 모든 일의 근원이다.”라고.

정부에서 간섭하고 검열을 시작할만큼 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다양한 문학 작품의 등장과 맞물려 위본과 해적판까지 판치는 과정을 거쳐 작가의 전문성과 작업에 대한 보상에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까지...... 책은 이렇게 발전해 왔다.

“책을 대접한 그대로 책도 당신을 그렇게 대접할 것입니다.‘라는 장경철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오랜 시대의 아픔을 겪고 지금 우리 앞에 나와 있는 책. 매스미디어가 발전하여서 책의 존립 자체가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속에도 책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나이를 인정하며 존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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