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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and Other Jazz Age Stories (Paperback) - Penguin Classics
Fitzgerald, F. Scott / Penguin Classics / 2008년 8월
평점 :
Fitzgerald는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에서 septuagenarian(70-79세)의 몸으로 태어나 아기 때로 가 생을 마치는 독특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통의 아이들이 제 집에서 세상의 빛을 보던 시절, 벤자민은 약냄새 가득한 병원에서 고독의 형태로 태어났다.
세월이 흐르면서 벤자민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살피기 시작하는데, 읽으면서 그 모습을 기대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땐 자신의 할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고, 스무살에도 50대로 보이는 외모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처럼 묘사되는 부분, 입학하기 위해 찾아간 Yale college에서 50대의 얼굴로, I am a freshman. I am eighteen.이라고 말하다 쫓겨난다거나...생김새때문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소외 속에서 벤자민은 굴하지 않고 당당했지만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타고 있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유일한 이 남자, 얼마나 고독했을까?
밝은 블루에나멜 빛의 눈동자를 반짝이며 아름다웠던 Hildegarde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안락함과 삶의 평온함을 추구했지만 젊어져 가는 벤자민은 모험과 젊음의 쾌락을 찾게 되고 이 둘은 멀어지게 된다.
"You think you don't want to be like any one else. You always have been that way, and you always will be. But just think how it would be if every one else looked at things as you do-what would the world be like? "(p. 335, 힐데가르드가 벤자민에게)
젊은 패기는 잠시였을 뿐, 벤자민은 점차 아이가 되어가고, 장성한 아들에게는 외면당하며 유모인 Nana 손에 맡겨진다.
No one disliked the little boy whose fresh, cheerful face was crossed with just a hint of sadness, but to Roscoe Button his presence was a source of torment.(p. 340)
…
There were no troublesome memories in his childish sleep; no token same to him of his brave days at college, of the glittering years when he flustered the hearts of many girls. There were only the white, safe walls of his crib and Nana and a man who came to see him sometimes, and a great big orange ball that Nana pointed at just before his twilight bed hour and called "sun." When the sun went his eyes were sleepy-there were no dreames, no dreams to haunt him. (p. 341)
…
Then it was all dark, and his white crib and the dim faces that moved above him, and the warm sweet aroma of the milk, faded out altogether from his mind. (p. 342)
70대의 아들로 그리고 10대의 아버지로, 어느 모습이든 가족에겐 부담스러운 존재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벤자민 뒤로 고독과 슬픔이 따라다니게 한 그 세상을 현재의 우리도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쌓인 슬픔을 가슴 한 켠에 담고 살아간다. 이 소설에는 뚜렷한 이유가 없는 아릿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무엇이 있다. 그래서일까?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행복하고 멋지게 누리다 간 벤자민의 이야기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무척 좋다.
난 단편소설을 잘 쓰는 작가들이 좋더라. 수많은 등장인물과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구불구불 펼쳐지는 장편도 읽을 맛이 나지만, 단편은 읽고나면 더 큰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 많기에 좋아한다. 모파상, 이디스 워튼, 안톤 체호프, 오스카 와일드, 뛰어난 단편작품들을 쓴 작가들...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여기에 스콧 피츠제럴드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참, 대부분의 번역서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되었는데, 의역을 참 잘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