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 버림 - 내 안의 위대함을 되찾는 항복의 기술 데이비드 호킨스 시리즈
데이비드 호킨스 지음, 박찬준 옮김 / 판미동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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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살면서 내가 사람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 중의 하나는 바로 그것이다. ‘넌 생각이 너무 많아’. 그들은 내게 생각을 멈출 것을 권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어떤 좋지 않은 일이 내게 닥쳤을 때, 나는 오로지 그것에 나의 신경을 집중하곤 했다. 생각은 나를 자주 집어삼켰고, 나는 나의 생각과 감정에게 지배당하곤 했다.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한 셈이다. 그 결과, 남들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순간이 잦아졌다. 외부는 고요했지만 나의 내부에선 언제나 생각과 감정들이 요동치고 있었다.

책의 저자는 바로 이러한 생각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오버씽킹(Over thinking)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 걱정이 떠나지 않는 현상.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되는 현상이다.

생각이라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을 놓아버리는 데에 있어 방해가 될 뿐이라고, 대신 자신의 감정을 그저 생생히 느끼라고 저자는 책에서 말한다.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마다 감정을 놓아버리는 것. 이러한 항복 기제야말로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가장 실용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며, ‘놓아버림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놓아버림 기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감정에 저항하고 싶은 바람을 놓아버릴 것 (저항 때문에 감정이 지속되는 것이다). 감정에 저항하거나 감정을 바꾸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감정이 달라지면서 강도가 약해진다. 둘째, 놓아버릴 때는 모든 생각을 무시할 것. 셋째, 감정을 분출하거나 겁내거나 비난하지 않고, 감정을 가지고 도덕을 따지지 않는 것. 요컨대 판단을 멈추고 감정은 감정일 뿐임을 알아보는 것이다.

언젠가 심리상담센터를 찾았던 일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누군가로 인해 불쾌함을 겪은 상황이었다. 불쾌함이 스트레스로 전가되어 신체적 통증으로 나타날 정도였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하자, 그걸 듣고 있던 상담사는 내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사람에게 화를 내지 못했던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용서할 줄 알아야 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타인에 대한 화는 결국 스스로에 대한 그것과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 나는 결국 본질적으론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있던 셈이었다. 이걸 깨닫고 나자 갑자기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불쾌한 사건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신기한 일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놓아버림기법을 행하고 있던 것인지도 몰랐다.

이것은 이 책의 자부심파트와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책에서 말하는 자부심이란 곧 자존심의 다른 말처럼 읽히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존심은 강해지는 법이라고 했다. 살다보면 상대에게 어떤 공격을 가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런 순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엔 자존감의 위기를 느끼는 내가 있었다. 그랬던 것 같다. 자기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외부상황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자기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기감정을 내려놓는 일.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놓아버림 기법이 감이 잘 잡히질 않았다. 저자가 일컬어 준 대로 실천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나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두고자 했다. 하지만 어떤 압력만 느껴질 뿐, 놓아버렸다는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어쩌면 압력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무의식적인 억압의 반증일 수도 있겠다. 놓아버림 기법을 실천하기엔 아직 내가 가진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끊임없는 내적 수양과 자기성찰 없이는 쉽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앞으로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놓아버림에 조금씩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좋겠다.

책을 통해 내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생각을 멈출 것 (생각을 멈추기 위해 몸을 움직일 것). 그리고 자부심을 놓아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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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2020-02-19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계속 놓아버린다는게 헷갈려요, 어떤분이 홉킨스 박사님이 놓아버림은 ˝ 주여 당신 뜻대로 하소서~˝ 의미와 같다고도 하셨다더군요. 그걸 떠올리면 조금 도움이 되긴 하더라구요, 글 잘보았습니다.

whdgns1097 2021-07-09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뜻대로하소서 마이클싱어의 책도보면도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