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식탁 -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
이라영 지음 / 동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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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가장 익숙한 권력에 대하여'. 이 책의 뒷 편에 새겨진 문구에 마음이 정통으로 꽂혔다. 나는 원체 권력형 위계질서를 불편해하지만 어떤 불편함은 고화질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특히 선명한 구도를 보여주는 건 명절때였다. 여자어른들은 왜 임신출산의 휴유증으로 뼈가 쑤시면서도 차가운 아랫목에 모여 남은 밥을 먹었나. 엄마는 왜 아침부터 밤까지 설거지만 할까. 동생은 왜 부엌에 가면 고추가 떨어질까. 물론 어릴적 이야기며 흐른 시간만큼 많은 것이 변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불편한 순간은 존재한다. 책은 이 불편함의 근원을 정통으로 꼬집어본다. 식탁 위의 상황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비추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그래서 '정치적인' 식탁이다. 꽤 재밌었지만 종종 현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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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은 식재료와 요리, 만드는 자와 먹는 자 등 수많은 관계로 형성된다. 이제는 밥상이라는 말도 불투명해졌고, 여러 용도의 테이블이 밥상을 겸할 정도로 식사의 무게가 줄어들고 있다. 의식주의 센터인 식은 변화하고 있다. 과연 십년 뒤에는 이 책을 어떤 기분으로 읽을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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