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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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강렬한 표지를 가진 책이다. 김숨 작가의 장편소설인 [떠도는 땅]을 읽었다. 1930년대 조선인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사건을 담은 역사 소설이다. 십만이 넘는 인구가 소련에 의해 화물열차에 실려 그야말로 버려지다시피 척박한 땅으로 내몰렸다. 책을 읽으며 문장이 외서같이 번역체 같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 등장인물과 사소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맞물려 썩 번잡은 분위기다. 일부러 낯설고 어수선한 느낌을 내려고 한 것 마냥. 기억은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되고, 작가는 이제 그것을 문학으로 소화한다. 나는 독자가 되어 문학을, 역사를, 기록을, 기억을 되감아 나갔다. 어느 것 하나 굳건하게 뿌리 내릴 수 없이 불안정한 현재와 알 수 없는 미래들. 메마른 흙이 돌풍에 몸을 실어 피부를 찢을 듯이 파고든다. 장편소설이라도 호흡이 끊기지 않고 내리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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