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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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시인의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리뉴얼을 거쳐 개정증보판으로 나왔다. 표지 그림이 뭔가 싶었는데 색종이 고리란다. 그러고보니 유치원에서 색종이를 이어붙여 목걸이나 팔찌를 만들었던게 생각났다. 우리반은 일종의 가내수공업장이 되어 시간당 수십개를 생산했다. 부지불식간에 찢어져도 물풀만 있다면 다시 뚝딱뚝딱. 까끌한 느낌이 좋지 않았어도 오지게 만들었던 기억. 표지그림은 맺고 끊음이 어렵지 않은 사이를 잘 표현한 이미지인듯 하다. 책은 시인의 사진과 글이 담겨있다. 사진산문집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감성 사진이 많다. 시인의 일상과 행방을 따라가는건 그가 그린 오선지 위 운율에 발도장 찍는 것과 같은데, 그 끝에는 저 색종이 고리를 만나게 된다. 박연준 시인도 그렇고 김혜순 시인도 그랬다. 시인의 글에는 공백이 많았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쉽게 끊어지는 것 같지만- 언제든 우리사이 이어붙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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