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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 상처 입은 뇌가 세상을 보는 법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멍하니 거실을 배회하다가 스쳐지나간 생각에 따라 방에 들어왔다. 그런데 생각이 너무 빨리 지나간탓인지 도무지 왜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뭘 찾으려 했나? 양말을 신으려고? 벌써 치매는 아니겠지ㅠ 두려움에 떨며 과거에 뇌에 가했던 악행이 떠오른다. '술을 너무 마셨어.. 밤 새지 말았어야 했는데.. 불닭볶음면을 그렇게 먹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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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방식의 이유를 찾아본다. 베개로 활용하기 좋은 두터운 두께를 지녔기에 다 읽진 않았다. 나는 늦은 오후에 가볍게 목차를 둘러 보고 마음에 드는 질문의 챕터를 몇 개 읽었다. 가령 좀비는 차를 몰고 출근할 수 있는지, 상상으로 운동이 가능한지 같은 부분이다. 앞서 말한 방에 들어간 이유를 잊어버리는 이유는, 기억의 차이때문이라고 한다. 기억은 절차기억(방법에 대한 기억으로 연습할수록 강해짐. 자전거 타는 방법 등)과 사건기억으로 나뉘어진다. 습관적 행동은 오직 절차기억을 검색하고 저장하기만 하면 되기에(p.101) 습관 체계를 이용해 행동하면 사건기억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절차기억에 운전 통제권을 넘겨줬을 때는 사건기억에 접속하지 못해 중요한 사실을 떠올리지 못한다.(p.102) 습관적으로 방에 들어가서 사건으로 점철되는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 그럼 익숙한 반복행동이 사건기억으로의 접근을 막는 것 아닌가싶다. 사건기억을 잘 검색하려면, 산책 나가서 새로운 길로도 다녀보고, 샐러드를 먹을때 새롭게 플레이팅 해보는 게 좋겠다. 새로운 기억은 시간도 느리게 가게 하니까 더 좋고. 내일부터는 또 새 기억 쌓이겠다.